[fn논단] 금융소비자보호 혼연일체
임종룡 신임 금융위원장의 취임 일성은 "지금이야말로 금융개혁을 추진해야 할 적기(適期)이자 마지막 기회"라는 말이었다. 임 위원장은 취임 후 금감원을 첫 방문해 불필요한 규제를 혁파하고, 금융개혁 추진 과정의 공조 강화 방안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금융당국의 변화를 강조하면서 "금융당국부터 사전에 일일이 간섭하던 '코치'가 아니라 '심판'으로 역할을 바꿔 나가겠다. 금융회사도 자율적으로 시장규율을 존중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어디에도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일성(一聲)은 들리지 않는다.
저축은행 및 동양 사태를 거치면서 한계기업과 관련이 있는 계열 금융회사나 그 자체로 한계상황에 다다른 금융회사는 자율적으로 시장규율을 존중하지는 않으며, 금융당국이 제대로 심판하기는커녕 그들의 부실을 눈감아주고 심지어 일부 저축은행 사건과 같이 뇌물 수수와 허위공문서 작성까지 저지르는 아주 나쁜 심판이 될 수 있음을 우리는 목도한 바 있다.
동양사태의 예를 들어보자. 감사원 감사 결과 보고서에 자세히 언급돼 있듯 금융위는 동양증권이 신탁자금을 이용한 계열사 지원금지규정을 지속적으로 위반하고 있는데도 위 규정을 삭제하는 우를 범했고, 금감원은 동양증권의 계열사 부당지원 행위를 계속 적발하고도 영업정지 등 실효성 있는 조치 없이 있다가 2009년 5월쯤 동양증권과 신탁계정의 계열사 기업어음(CP) 보유규모 축소를 위한 '이행하지 않더라도 별다른 제재조치가 없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동양증권이 조금 이행하다가 2011년부터는 이행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다.
금감원은 2012년 7월이 돼서야 신탁계정에 투기등급 계열사 CP 등의 편입을 금지해야 한다는 내용의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 건의를 금융위원회에 하게 된다. 그러나 금융위는 미적대다가 2013년 4월에야 계열사가 발행한 투기등급 CP·회사채를 매매 권유하거나 신탁재산에 운용하는 행위 등을 금지토록 금융투자규정을 개정했으나 그마저도 6개월 이후 시행되도록 했다. 그 기간 동양증권으로부터 회사채와 CP 등을 매입한 사람들이 막대한 피해를 본 것은 물론이다. 애초 위 개정 규정의 시행 시기는 공고 후 3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키로 돼 있었으나 위와 같이 시행 시기를 6개월이나 연장한 것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동양증권의 '바로 시행하면 저축은행사태에 버금가는 대혼란이 오므로 시행 시기를 연기해 달라'는 의견을 일부 받아들인 규제개혁위원회였다. 오히려 규제개혁이라는 명목이 피해를 더 키운 셈이다.
즉 위와 같은 일련의 예에서 본다면 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해서는 적절한 규제가 적시에 이뤄져야 함을 알 수 있고, 규제개혁 자체가 절대선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오히려 전문투자자와는 다를 수밖에 없고, 또한 최근 연이은 금리하락과 물가상승률을 고려한다면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인 상태에서 중위험 혹은 고위험 금융투자상품 투자를 할 수밖에 없는 개인투자자를 보호키 위해 금융회사들의 각종 위법·탈법적 영업행위를 더욱 엄밀히 규제해야 한다. 최근 금융위원장이 '금융개혁 혼연일체'라는 글이 담긴 액자를 금감원장에게 선물했다고 하는데 '금융소비자 보호 혼연일체'라는 액자를 나란히 걸어놓으면 어떨까 한다.
이성우 법무법인 중정 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