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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 미비' 외국기업들, APTA 특혜관세소송 잇단 패소

회원국서 수입한 물품이 비회원국 거치면서 문제 발생
어떤 서류 갖춰야 면세혜택 요건 충족 하는지 잘 몰라
아시아태평양무역협정(APTA) 회원국으로부터 상품을 수입하면서 지리적 이유로 비회원국을 경유한 수입업체들이 특혜관세를 적용받지 못했다며 행정소송을 냈으나 잇따라 패소했다. 특혜관세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회원국간 직접 운송이 원칙인데 이를 입증할 만한 서류를 세관에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APTA 회원국에서 비회원국을 거쳐 상품을 수입할 때 어떤 서류를 갖춰야 협정관세율을 적용 받을 수 있는지에 사법부가 첫 판단을 내린지 3개월 만에 나온 유사취지의 판결로, 무역업계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참조> "통과선하증권 미제출, APTA 특혜관세 적용안돼"

■"제3국 단순경유 특혜관세 배제 부당" 소송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김경란 부장판사)는 글로벌 건전지 제조사인 에너자이저의 한국 법인인 에너자이저코리아(이하 에너자이저)가 "APTA 협정관세율을 적용하지 않고 기본관세를 부과한 것은 위법하다"며 서울세관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23일 밝혔다.

2011~2013년 면도기 등을 중국에서 홍콩을 경유해 수입한 에너자이저는 APTA에 따른 협정관세율을 적용해 수입신고를 하면서 중국에서 발행된 차량적재 화물목록과 홍콩에서 발행된 선하증권(BL.해상운송 화물의 인도를 약속하는 유가증권)을 제출했다.

한국, 인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라오스, 중국 등 6개 회원국 사이에 체결된 특혜 무역 협정으로2006년 9월 발효된 APTA는 회원국간 무역 촉진을 위해 기본 관세율보다 낮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그러나 세관은 이후 사후심사를 벌여 에너자이저가 수입한 면도기 등이 APTA 비회원국(홍콩)을 거쳐 운송됐는데도 'APTA 원산지 확인기준 등에 관한 규칙(이하 APTA 규칙)'상 수출회원국(중국)에서 발행한 통과선하증권을 내지 않아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봤다.

이에 따라 세관은 2억1120만원의 관세를 부과했다.

APTA 규칙은 회원국간 직접 운송된 상품에만 특혜관세가 적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다만 예외적으로 지리적 또는 운송상 이유로 불가피하게 비회원국을 경유해 운송된 경우 수출회원국에서 발행한 통과선하증권과 원산지증명서 등을 모두 제출할 때에는 직접 운송으로 보고 관세혜택을 주도록 하고 있다.

■규정 외 서류 특혜관세 적용 안돼

그러자 에너자이저는 "면도기 등은 지리적 또는 운송상 이유로 홍콩에 반입된 만큼 중국으로부터 직접 운송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조세법규 해석은 법문대로 해석하고 확장.유추해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 게 원칙'이라고 전제한 재판부는 "APTA 규칙은 원산지증명서 및 통과선하증권 같은 증빙서류를 반드시 제출토록 하고 있고 이를 준수하지 않는 경우 특혜관세를 배제할 수 있도록 제도화했다"며 회사 측 청구를 기각했다.

앞서 같은 법원 행정4부는 중국에서 홍콩을 경유해 신발 등을 수입했지만 통과선하증권을 내지 않아 특혜관세 혜택을 받지 못한 글로벌 패션 브랜드 '닥터마틴'의 국내 법인이 세관을 상대로 낸 유사소송에서도 지난 8월 같은 취지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APTA 규칙은 대외적으로 구속력 있는 법규명령의 효력이 있다"며 "무역회사가 피치 못할 사정으로 APTA회원국에게서 비회원국을 거쳐 수입을 할 때에는 통과선하증권 등 필수서류를 꼭 챙겨 세금감면을 받지 못하는 불이익이 없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통과선하증권은 운송화물을 목적지까지 운송하는 데 해운과 육운을 교대로 이용한 경우 최초의 운송업자가 전구간 운송에 대해 발행해 모든 책임을 지는 운송증권이다. 환적이 일어나는 경우에는 각 운송수단별로 운송증명서가 발급되기 때문에 여러 통의 운송서류가 있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 경우 수출상이 선적서류를 약속한 선적기일 내에 구비해야 하는 불편이 따르기 때문에 단일 B/L인 통과선하증권이 많이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