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삼성重 단기차입금 2조9442억.. 은행들과 만기연장 협상

박세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6.02 17:23

수정 2016.06.02 17:23

전체 부채의 22.5% 차지, 1조5000억 자구안 규모
현대重·대우조선보다 작아
산업은행으로부터 1조5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잠정 승인받은 삼성중공업이 채권은행들과의 만기 연장 협상에 나선다. 관건은 내년 3월 말까지 돌아올 2조9000억원 규모의 단기차입금을 해결하는 것이다. 채권단 일각에서는 그룹 차원의 지원 등 지금보다 강한 자구안이 나와야 개별 은행을 설득해 원활한 구조조정이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2일 채권단 및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내년 3월 이전 만기가 돌아오는 삼성중공업의 단기차입금은 총 2조9442억원이며, 이 중 6000억원가량의 산업은행 여신이 오는 7월에 만기를 맞는다. 또 내년 2월에는 4000억원 규모의 채권도 만기가 돌아온다.

단기 차입금은 전체 부채(13조1093억원) 중 22.5%를 차지한다.
지난해 4.4분기와 올해 1.4분기에 걸쳐 단기차입금이 2조원 이상 늘었다.

통상 단기차입금은 회사를 운영하기 위한 운전자본 성격이기 때문에 은행들도 만기 연장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최근 조선업체들의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등 업황부진 여파가 이어지면서 변수가 생겼다.

채권단 한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의 만기 연장은 채권단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 차원에서 개별 은행들과 협상을 해야 한다"면서 "단기차입금 자체가 큰 리스크로 작용하지는 않겠지만 조선업 상황이 계속 부정적이어서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차입금 회수에 돌입하게 된다면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산은 관계자는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에 대해 (연장을 할지 상환을 요구할지) 구체적 의사결정이 나오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먼저 만기가 돌아오는 다른 채권은행들의 대응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안요소는 개별 은행 설득에 나서야 하는 삼성중공업이 내놓은 자구안 규모가 현대중공업이나 대우조선해양보다 훨씬 작다는 것이다. 해양플랜트 비중이 높아 인도 시점이 미뤄지거나 중도에 취소되면서 손실을 보는 경우가 발생할 가능성도 더 크다.

현대중공업은 하이투자증권 등 금융계열사 매각을 포함해 3조5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내놓았다. 대우조선도 지난해 제출한 자구 규모 1조8500억원에다 이번에 2조원 이상의 추가 대책 등 총 4조원 규모의 자구안을 내놓았지만 대주주인 산업은행으로부터 더욱 확대할 것을 요구받기도 했다.

삼성중공업은 비핵심자산 매각과 인력감축, 유가증권 매각, 보유설비 축소 등 1조5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내놨다.
다른 회사의 절반에 못 미친다. 당초 채권단에서 기대한 그룹 차원의 지원도 담기지 않았다.


주채권은행 고위 관계자는 "6월부터 돌아올 단기차입금에 대한 만기 연장이 성공해야 자구안도 효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라며 "만기 연장에 실패한다면 지금 내놓은 것보다 훨씬 고강도의 자구안을 꺼내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sane@fnnews.com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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