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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 고' 열풍]한국선 2009년 개발한 AR...기술만 있고 콘텐츠 없어 '속빈강정'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7.14 16:22

수정 2016.07.14 16:22

'포켓몬 고' 거울삼아 콘텐츠 제작 생태계 활성화 시켜야
전세계가 실제 공간에 가상의 물체를 결합하는 증강현실(AR) 기술을 적용해 포켓몬을 수집하는 게임 '포켓몬 고(Pokemon Go)'로 들썩이고 있는 가운데, '포켓몬 고'의 성공비결이 이러운 신기술 AR가 아닌 포켓몬이라는 캐릭터와 이를 활용한 단순한 게임 콘텐츠라는 점에 전문가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들이 신기술 개발에만 집중하고 정작 기술을 소비자들에게 보여줄 콘텐츠와 서비스 개발은 소홀해 '속빈강정' 신세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포켓몬 고'에 적용된 AR기술은 이미 2009년부터 정부와 기업들이 120여억원을 들여 우리나라에서도 개발을 완료한 기술이다. 하지만 한국 AR는 기술만 있을 뿐 이용자에게 매력적으로 기술을 구현할 콘텐츠를 발굴하지 못해 서랍안에 잠자고 있는 신세다. 그러나 닌텐도는 이를 세계적으로 대중화돼 있는 포켓몬이라는 캐릭터와 결합해 쉬운 게임을 만들어내면서 놀라운 성공사례를 만들어낸 것이다.



실제 공간에 가상의 물체를 결합하는 증강현실(AR) 기술을 적용해 포켓몬을 수집하는 게임 '포켓몬 고(Pokemon Go)' 게임 화면.
실제 공간에 가상의 물체를 결합하는 증강현실(AR) 기술을 적용해 포켓몬을 수집하는 게임 '포켓몬 고(Pokemon Go)' 게임 화면.

14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포켓몬 고' 열풍은 잘 만든 콘텐츠가 새로운 기술이나 산업을 얼마나 빨리 성장시킬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포켓몬 고'를 통해 AR에 관심이 없던 이용자들도 AR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알게 되고 이는 곧 관련 산업의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기술개발 보다 더 중요한 '킬러 콘텐츠'
그동안의 사례를 살펴보면 새로운 기술이나 산업 성장 뒤에는 이용자들을 끌어들인 이른바 '킬러 콘테츠'가 자리잡고 있다.

'삼성페이'는 대다수 스마트폰이 도입하고 있는 지문인식 시스템을 대중화시켰다. 국민게임이라고 불렸던 '애니팡'은 스마트폰 교체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던 중장년층을 스마트폰으로 이끄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90년대, 전국으로 PC방을 확산시킨 장본인은 '스타크래프트'였다.

반면 '킬러 콘텐츠'를 만들어내지 못해 역사속으로 사라진 신기술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3D TV다. 영화 '아바타'의 등장으로 3D TV가 대세로 자리매김하는 듯 했지만 결국 볼만한 3D 콘텐츠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3D TV 열풍을 순식간에 없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포켓몬 고'는 기존에 나와있던 AR 기술과 전세계적으로 대중화돼 있는 포켓몬이라는 콘텐츠를 결합해 이용자들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콘텐츠"라며 "결국 신기술이나 신산업이 성공하려면 대중들에게 통할만한 콘텐츠를 발굴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증명한 셈"이라고 강조했다.

■'포켓몬 고' 거울삼아 VR AR 콘텐츠 제작 나서야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도 본격적으로 AR이나 가상현실(VR) 등 신기술을 활용한 콘텐츠를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관련 업계 역시 이번 '포켓몬 고' 열풍이 AR이나 VR 등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콘텐츠 제작을 시도할 수 있는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게임업체를 중심으로 AR이나 VR 게임 제작이 시작되고 있다. 한빛소프트는 오디션, 헬게이트 등 인기 온라인게임에 AR과 VR을 활용한 게임 제작에 착수했고 드래곤플라이 역시 14일 인기 총싸움게임 '스페셜포스'의 AR 버전 개발 소식을 발표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의 증강현실(AR) 및 가상현실(AR) 플랫폼 'T리얼'을 활용해 실내에 행성 등 태양계를 띄운 모습.
SK텔레콤의 증강현실(AR) 및 가상현실(AR) 플랫폼 'T리얼'을 활용해 실내에 행성 등 태양계를 띄운 모습.

지난 2012년부터 AR 관련 생태계 조성에 매진해온 SK텔레콤도 관련 플랫폼을 구축하고 개발자들이 더 쉽게 AR, VR 콘텐츠를 제작·유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SK텔레콤 종합기술원 미디어테크랩 전진수 팀장은 "AR,VR의 실질적인 매출 및 서비스 활성화 부분은 산업적 기대 대비 아직 취약한 편이며 특히 AR은 킬러 콘텐츠가 존재하지 않아 고민을 많이 해왔다"며 "이번 포켓몬 고 열풍을 통해 AR의 가능성이 드러난 만큼 다양한 콘텐츠 개발에 관심이 더 높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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