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벤처 투자 외치면서.. 올해 모태펀드 예산 '쥐꼬리'

김아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1.05 19:34

수정 2017.01.05 19:34

정부 1550억 출자 그쳐.. 2015년 3961억과 대조
벤처 투자 활성화 위한 증진계정 예산 300억 불과
민간 벤처 살리려면 정부 자금 뒷받침 필요
업계 '투자 절벽' 우려
벤처 투자 외치면서.. 올해 모태펀드 예산 '쥐꼬리'

정부가 벤처투자시장을 견인하기 위해 출연하는 모태펀드의 올해 신규 예산이 확보됐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5일 관련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모태펀드 신규예산은 총 1550억원을 확보해 1000억원 수준이던 전년보다 소폭 늘었지만 2015년 3961억원에 비해서는 절반도 못미치는 수준으로 투자 위축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모태펀드는 중소기업진흥공단, 문화체육관광부, 미래창조과학부 등 정부부처로부터 출자금을 받아 운용된다. 주목적 투자대상 및 투자목적에 따라 여러 계정으로 구분된다. 각 계정별 주무부처가 모태펀드에 출자하면 이를 토대로 한국벤처투자가 계정별 자펀드를 조성한다.

올해 모태펀드 신규예산은 중소기업진흥계정 300억원, 문화계정 530억원, 관광계정 150억원, 스포츠계정 70억원, 영화계정 180억원, 미래계정 200억원, 교육계정(신설) 120억원 등 총 1550억원의 예산을 받았다.
특히 교육부가 올해 처음으로 한국벤처투자의 모태펀드에 출자 예산을 투입했다. 총 120억 원의 자금을 지원해 교육 계정으로 대학창업펀드를 최대 200억 원 규모로 조성할 방침이다.

창업초기 벤처기업이나 초기단계의 중소기업 투자가 주 목적인 중진계정은 지난해에 예산을 한 푼도 지원 받지 못했다. 다행이 올해는 300억원을 확보했지만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모자라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해 예산을 받지 못해 이후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1000억원을 지원받은 바 있다. 당시 모태펀드 재원의 중추역할을 맡고 있던 중진 계정 예산의 전액 삭감으로 벤처펀드 결성 여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이에 정부가 추경을 통해 예산 1000억원을 모태펀드 내 중소.벤처기업 투자를 전담하는 중진계정에 배정한 것. 이에 따라 올해도 추경 가능성도 열어 놓고 있다.

반면 현재 중진계정에서 회수한 자금을 활용해 충분히 신규펀드를 조성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모태펀드 없이 민간의 자금만으로 벤처펀드를 조성할 수 있어야 하고 신규펀드는 이전 출자금을 회수한 자금으로 조성하면 될 것"이라면서 "회수한 투자금을 활용해 재출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정부자금 없이 펀드를 조성하는 것은 투자 절벽을 야기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에도 중진계정 예산 삭감에 따른 벤처투자시장의 공백이 상당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민간의 벤처투자가 활성화된 것은 '정부 자금의 힘' 덕이었다"면서 "모태펀드의 출자가 있어야 펀딩에 참여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전체 벤처펀드 조성과 신규 투자 규모가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 상황을 봐서 추경을 요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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