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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주식은 쌀? 지난해 농업 생산액 1위 '돼지'

김용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2.27 11:39

수정 2017.02.27 11:39

농경연, 돼지 생산액 6조7702억원으로 쌀(6조4572억원) 제쳐
사상 처음으로 우리나라 농축산 생산액 1위를 돼지가 차지했다.

우리의 주식이었던 쌀은 값이 2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폭락하면서 2위로 밀려났다.

27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품목별 농업 생산액 1위는 6조7702억원을 기록한 돼지인 것으로 추정됐다. 쌀 생산액은 전년(7조6972억원)보다 16%이상 급감한 6조4572억원에 그치면서 2위로 떨어졌다.

우리나라 사람의 주식인 쌀이 농축산물 생산액 1위 자리에서 밀려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추정치이긴 해도 올해 역시 돼지 생산액(6조6003억원)은 쌀(6조5372억원)보다 많을 것으로 전망됐다.


돼지와 쌀 생산액 차이는 크지 않지만 한국 농업 정책이 쌀 중심인데다 쌀 농가 수가 양돈 농가보다 174배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목할 만하다.

쌀 생산액이 돼지에 밀린 것은 쌀값이 급락한 탓이다. 실제 작년 수확기 평균 산지 쌀값은 80㎏기준 12만9711원으로 전년(15만659원)대비 14% 떨어졌다.

문제는 벼 재배 면적을 대폭 줄일 방법이 없고, 쌀 수요가 갑자기 증가할 가능성은 낮아 앞으로도 쌀값이 상승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특히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쌀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아울러 우리나라 사람들의 식습관이 서구화되고 있다는 점도 돼지 생산액이 많아진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 1인당 연간 돼지 소비량은 23.3㎏(추정치)으로 2011년(19㎏) 이후 5년 사이 22%나 늘었다.
이에 비해 2017양곡연도(2016년 11월~2017년 10월) 기준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9.6㎏으로 전망됐다. 하루 소비량으로 환산하면 약 163g 정도로, 밥 한 공기에 쌀 120g 정도가 필요한 점을 고려하면 하루에 한 공기 반도 채 먹지 않는 셈이다.


농경연 관계자는 "육류 소비는 늘고 쌀 소비가 줄어든다는 것은 결국 우리나라 사람들의 식생활이 구조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의미"라며 "정책적 노력을 한다 하더라도 단기간에 되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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