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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논단] 코스닥은 대한민국의 미래다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23 17:00

수정 2017.10.23 17:00

[fn논단] 코스닥은 대한민국의 미래다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거침이 없다.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가고 있는 코스피시장은 올해 안에 2600 선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IT주의 활약이 내년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짐에 따라 우리 주식시장이 미지의 영역으로 과감히 질주해 나가는 모양새다.

코스피의 눈부신 성과와는 대조적으로 올해 코스닥시장의 성장세는 두드러지지 못했다. 코스피의 연초 대비 주가상승률은 22.9%에 이르지만 코스닥은 6.5%에 불과하다. 대장주들의 연이은 코스피 이전상장 소식도 코스닥 투자자들의 맥을 빠지게 했다.
7월에 카카오가 코스닥을 떠나 코스피로 갔고, 셀트리온마저 동일한 행보를 확정지은 것이다. 우리 주식시장의 아픈 손가락, 이것이 많은 투자자가 코스닥시장을 바라보는 냉정한 시선인 것이다.

코스닥은 혁신기업들이 상장해 자금을 조달하고 이를 바탕으로 성장을 이어가는 미래지향적 시장이다. 반면 코스피는 상대적으로 성숙도가 높은 기업들이 풍부한 현금흐름을 만들어내는 안정적인 시장 성격이 짙다. 이 둘은 우리나라 경제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코스피 기업들이 현재의 우리를 먹여 살리는 밥줄이라면 코스닥 기업들은 미래의 먹거리를 책임질 국가대표 상비군이라 할 것이다. 2002년 월드컵에서 4강전에 올라 아시아의 전설로 기록됐던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이제는 FIFA 랭킹 62위로 떨어지는 참담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 미래의 국가대표를 키워내지 못했던 우리나라 축구시스템에 그 근본적인 원인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우리 경제발전을 위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많은 이들에게 코스닥은 테마주가 극성을 부리는 2부리그 시장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코스닥은 혁신성장을 주도하는 국내 벤처기업의 자금공급 생태계에서 최정점을 형성하는 중요한 시장이다.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이나 벤처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엔젤투자자나 벤처캐피털이 투하됐던 자금을 회수해 새로운 기업에 공급하는 투자선순환의 핵심적 연결고리가 코스닥인 것이다. 따라서 코스닥 활성화는 모험자본 공급기능 강화를 통해 혁신성장의 기반을 다진다는 국가경제적 의의를 가진다.

코스닥의 발전을 통해 혁신성장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정책당국과 시장의 동반자적 노력이 필요하다. 먼저 정책당국은 코스닥에 과감한 세제혜택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많은 선진국이 경제성장 촉진을 목적으로 장기적 벤처기업 투자에 다양한 세제혜택을 도입하고 있음을 감안하여 코스닥기업에 대한 투자의 경우 세액공제, 손익통산, 손실 이월공제 등을 허용함이 좋을 것이다. 시장의 역할도 중요하다. 코스닥이 기관투자자 중심의 시장으로 바뀔 수 있도록 기관 스스로 코스닥 기업 편입을 제한하는 투자기준을 줄여 나가야 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로 상징되는 글로벌 경제체제에서 기업들은 무한경쟁의 전쟁터에서 끊임없이 명멸(明滅)하고 있다.
급변하는 시장환경은 새로운 형태의 영업전략과 기민하게 움직이는 기업조직을 요구하고 있다. 코스닥은 이런 역할을 가장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업들의 집합소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코스닥 발전을 위해 시장과 정책당국의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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