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호조에도 수입물가 올라 교역조건지수 44개월來 최악

유가상승으로 교역조건이 악화되고 있다. 지난달 수출 1단위로 살 수 있는 수입품 양이 3년8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18년 7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순상품 교역조건지수는 92.94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7% 하락했다. 지수는 지난 2014년 11월(92.40) 이후 3년8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순상품 교역조건지수는 상품 1단위를 수출한 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뜻한다.
교역조건 악화는 환율과 유가 탓으로 수입물가가 올랐기 때문이다. 수입물가는 올해 1월부터 7개월 연속 상승세다. 지난해 배럴당 40~50달러였던 국제유가가 올 들어서는 70달러를 넘어서는 등 국제유가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보여주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지난달 145.79로 전년 동월 대비 1.6% 올랐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3월부터 시작된 상승세가 5개월째 이어졌다. 상승폭도 지난 6월의 0.2%에서 크게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유가가 오르면서 교역조건이 안 좋아지고 있다. 다만 가격요인뿐만 아니라 물량도 감안된 소득교역조건지수와 같이 봐야 한다"며 "소득교역조건지수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수출은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수출물량지수는 156.86으로 1년 전보다 12.5% 상승했다. 지난해 9월 이후 10개월 만에 최고치다. 수출물량지수는 2월 0.9% 하락했으나 3월 이후 매달 상승폭을 키웠고, 5월에는 13.4%나 올랐다. 하지만 6월에는 상승폭이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세부적으로 일반기계가 각각 24.9%로 가장 큰 상승을 보였고 반도체가 중심인 전기 및 전자기기가 24.2%로 뒤를 이었다. 다만 수송장비는 자동차 업종의 부진으로 6.8% 하락했다.
수출금액지수도 지난달 141.68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17.2% 올랐다. 석탄 및 석유 제품이 전년 동월 대비 44.9% 상승하는 등 상승세를 주도했다. 지난달 수입물량지수는 130.79로 전년 동월 대비 0.6% 올랐다. 일반기계는 기저효과로 인해 23.4%로 크게 감소했으나 화학제품(13.4%), 전기 및 전자기기(5.6%) 등에서 증가했다.
수출금액지수는 지난달 127.10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6.1% 올랐다. 유가 상승으로 석탄 및 석유 제품이 77.0% 상승하는 등 전반적으로 수입금액이 올라갔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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