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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사이언스]마천루 가득한 도심의 폭염을 날려버릴 수 있다고?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06 07:00

수정 2019.08.06 07:30

한여름에 그것도 도심 한가운데 전기나 다른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도 온도를 낮춘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해외의 과학자들이 공동으로 연구해 온도를 내릴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경보가 내려진 지난 5일 서울 여의대로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뉴시스 제공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경보가 내려진 지난 5일 서울 여의대로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뉴시스 제공


■건물 밀도 10% 높으면 온도는 0.16℃씩 올라간다

폭염과 열대야의 계절이 왔다. 한낮에 밖에서 걷고 있노라면 숨이 턱턱 막힌다. 해가 지고 저녁이 찾아와도 시원함을 느끼지 못하고 에어컨 바람을 찾을 뿐이다.


특히 도심지역은 더 심하다. 건물의 밀도가 10% 높아지면 도심의 온도는 0.16℃씩 높아진다고 한다. 인구와 건물이 밀집돼 있는 도심지역은 다른 지역보다 온도가 높게 나타난다. 이처럼 주변의 온도보다 특별히 높은 기온을 나타내는 지역을 열섬이라 한다.

도시에서는 건축물, 포장도로 등의 증대에 따른 지표면 열수지의 변화와 연료소비에 따른 인공열, 도시를 덮은 대기오염물질에 의한 온실효과, 도심부에는 고층건물이 많고 요철이 심해서 환기가 어렵다는 점 등이 열섬현상의 발생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에너지 소비 없이도 건물을 식힌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과학자들이 마천루가 가득한 도심지역의 열섬현상을 없앨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했다. 현재 각국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부작용을 걱정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 시스템은 전기나 다른 에너지가 필요치 않고 매우 저렴하면서도 간단한 원리를 이용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이 연구는 5일(미국 동부 표준시각) 'Nature Sustainability'에 발표됐다.

특수 설계된 태양열 보호박스 하단에 있는 이 시스템은 상자 안에 값싼 폴리머·알루미늄 필름으로 구성돼 있다. 이 필름은 박스안 공기에서 열을 흡수하고 그 열을 하늘 위로 날려보냄으로써 주변을 시원하게 유지할 수 있다. 이 보호박스는 들어오는 햇빛을 차단하는 동시에 필름에서 복사열를 하늘로 방출한다.

열 방출 필름과 태양 보호 시설은 낮 동안 밖에 두었을 때 밀폐된 작은 공간의 온도를 최대 6도 정도 낮췄다. 밤에는 그 수치가 11도까지 낮출 수 있었다.

버팔로 공과대 응용과학대학의 전기공학 박사인 류 저우 교수는 "폴리머는 열복사를 통해 열을 발산하기 때문에 시원하게 유지할 수 있고 그 후 주변을 식힐 수 있다"고 말했다. 저우 교수는 이어서 "이것을 복사 냉각 또는 패시브 냉각이라고 하는데, 열을 식히기 위해서 배터리나 다른 전기 공급원이 필요치 않다"고 설명했다.

이 시스템은 상자 내부의 공기에서 열을 흡수하고 하늘로 날려보냄으로써 주변을 식히는 데 도움을 준다. 미국 버팔로 대학교 제공
이 시스템은 상자 내부의 공기에서 열을 흡수하고 하늘로 날려보냄으로써 주변을 식히는 데 도움을 준다. 미국 버팔로 대학교 제공


■혁신적 건축설계를 통해 패시브 냉각을 실현하는 방법

이 시스템의 주요 구성요소중 하나는 폴리머·금속막인데 폴리디메틸실록산이라는 투명한 폴리머로 코팅된 알루미늄 시트로 만든 것이다. 알루미늄은 햇빛을 반사하는 반면 폴리머는 주위 공기로부터 열을 흡수하고 방출한다. 과학자들은 이 재료를 폼 박스 바닥에 놓고 태양 에너지 흡수 재료를 사용하여 그 벽 안에 거꾸로 된 사각형 원뿔과 함께 네 개의 바깥쪽 경사 벽을 건설하는 상자 위에 태양열 보호박스를 세웠다.

이 건축설계는 두가직 목적을 가지고 있다. 첫째, 햇빛을 흡수하는 데 도움이 된다. 둘째, 벽의 형태와 원뿔은 필름에서 방출되는 열을 하늘로 향하게 한다.

버팔로 대학 전기공학부 교수인 챠오창 간 박사는 "차량의 헤드라이트를 보면 빛을 특정 방향으로 향하게 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헤드라이트 디자인을 모방했다. 이러한 열을 배출하도록 유도하는 능력은 도심지역에서 성능을 발휘한다."
공동 제1저자이자 버팔로대학 전기공학부 조교수인 송하민 박사는 "밤 동안 태양열 투입이 없어 열 방출만 되고 복사냉각을 쉽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 박사는 "하지만 낮에는 태양 때문에 열을 낮추는데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건물 옥상이 뜨거워지지 않도록 막을 수 있는 전략을 찾아야 한다. 태양 에너지를 흡수하지 않는 방출 물질도 찾아 시스템 성능을 높이기 위해 연구를 계속 하고 있다.
"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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