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25년전 콜레라 악몽 겪은 北…신종 코로나 방역에 사활

뉴스1

입력 2020.02.04 07:00

수정 2020.02.04 07:00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일 '신형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감염증을 철저히 막자'는 제목의 특집기사를 실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일 '신형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감염증을 철저히 막자'는 제목의 특집기사를 실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 = 북한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유입 차단에 사활을 걸고 있다. 중국 베이징을 오가는 항공편을 중단한데 이어 국경을 오가는 기차까지 막는 등 과하다 싶은 정도의 대응이다.

대북제재로 인해 관광 외에는 딱히 외화벌이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출입국 중단 조치를 시행한 것은 북한의 입장에서 가장 강력한 수단을 꺼내든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북한이 이 같이 강력한 조치를 취하는 이유에는 선대가 겪은 쓰라린 경험도 한 몫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1995년 전역에 콜레라가 창궐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5월에 창궐한 콜레라는 4개월 이상 지속됐으며 당시 외신에 따르면 환자가 수천명에 이르고 사망자는 230명에 달했다.

사실상 방역시스템이 뚫려 기온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린 것이다. 아울러 당시 북한의 경제 사정도 좋지 않아 콜레라 확산 방지에 애를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당시 고난의 행군 시기로 의료시설이 부족했던 것은 물론, 의약품도 턱없이 부족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의 이같은 여름철 전염병 창궐은 수년간 반복됐다. 1996년에도 현 국가정보원의 전신인 국가안전기획부는 북한 양강도 일대에서 콜레라가 발생, 군인과 주민 수백명이 감염됐다고 밝힌 바 있다.

고난의 행군으로 식량난이 장기화되면서 주민들의 면역력과 저항력이 극도로 약해졌고 이 때문에 여름철만 되면 감염병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고 당시 안기부는 설명했다.

또 오래된 상하수도 시설과 수해로 인한 오염도 콜레라 확산에 영향을 줬다.

북한은 콜레라 때문에 내부 뿐 아니라 외국과도 마찰을 빚었다. 1995년 콜레라 창궐 당시 러시아가 북한과 맞닿은 국경의 검역절차를 강화한 것이다. 이 때문에 북한은 국제관례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강도높은 비난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같은 경험을 겪은 북한은 이후 전염병이 창궐할 때마다 강도높은 선제적 조치를 쏟아냈다.

북한은 지난 2003년 중국에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한창 유행이던 때도 평양과 베이징을 잇는 항공 노선을 차단하고 신의주 세관마저 일시 폐쇄했었다. 덕분에 북한은 사스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 극소수의 국가로 기록됐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국면에서도 강력한 조치들을 내놓고 있는 북한은 아직 확진 환자가 없다고 전했다.


송인범 북한 보건성 국장은 조선중앙TV와의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감염증이 발생되지 않았다고 하여 안심하지 말고 모두가 공민적 자각을 안고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막기 위한 사업에 한사람 같이 떨쳐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격리 등의 표현도 사용해 의심 환자는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세가 줄어들 때까지 이른바 쇄국 정책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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