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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에서] 코로나로 달라질 세상에 거는 기대

박신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23 16:49

수정 2020.03.23 16:49

[여의도에서] 코로나로 달라질 세상에 거는 기대
코로나19 확산으로 모두가 힘든 시기다. 그러나 모든 일이 그렇듯 코로나19 사태에도 양면성이 있다. 지나고 보면 분명 우리 사회에 미친 긍정적인 효과도 있을 것이란 얘기다.

코로나19로 인해 스마트워킹 시대가 앞당겨진 것이라든지 기업들이 새로운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해 신시장을 개척하는 등이 그 사례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스마트워킹 시대가 앞당겨진 것은 긍정적으로 여길 만한 사건이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 유연근무 등이 활성화됐기 때문이다.
그간 정부는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 유연근무제를 확산하겠다고 공공연히 밝혀왔지만 지지부진했다. 그러나 예기치 못했던 코로나19 사태로 순식간에 확산된 것이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대거 재택근무에 나서면서 코로나19로 집에서 일하는 직장인 수가 10만명을 넘어섰다는 추산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로 어쩔 수 없이 시작한 재택근무이지만 이번 경험을 토대로 우리 조직이 스마트워킹 시대에 얼마나 대비가 됐는지 점검해보는 것은 어떨까.

실제 재택근무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잠깐 자리를 비워도 울려대는 메신저 때문에 오히려 더 감시받는 느낌이라는 지적도 있다.

사무실에서는 누가 잠깐 자리를 비워도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데 재택근무를 하다보니 10분만 자리를 비워도 구구절절 설명을 해야 하니 더 사생활이 노출되는 느낌이라는 것. 집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다 보니 시도 때도 없이 업무지시가 내려와 더욱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이처럼 재택근무를 위한 IT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됐는지도 중요하지만 성과를 기반으로 한 평가체계를 갖추고, 출근을 하지 않아도 업무에 지장이 없다는 구성원 간의 신뢰를 갖추는 등의 인식개선도 필요한 부분이다.

직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기 보다는 서로 신뢰를 바탕으로 팀워크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재택근무는 더욱 확산될 수밖에 없다.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된 데다 회사도 사무실 임대비용 등 재택근무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크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코로나19로 인해 달라진 라이프스타일에 대응해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 또한 긍정적인 부분이다.

한국콜마는 코로나19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자 그로 인한 불편함을 개선할 수 있는 메이크업 제품을 개발했다. 마스크에 묻어나는 화장품 때문에 곤란해하는 여성들의 불편함에 착안, 한국콜마는 마스크에 묻지 않는 쿠션, 톤업 선크림, 팩트, 파우더 코팅 립 등 메이크업 4종을 개발했다.

개인 위생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세정제, 소독제 등 다양한 상품들이 출시돼 개인위생 시장도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언택트(비대면) 소비에 대응하기 위해 온라인으로도 실제 상품에 최대한 가까운 이미지를 볼 수 있도록 '3D 쇼핑'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진화된' 쇼핑콘텐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식상한 말이지만 언제나 위기는 새로운 기회를 만든다.
코로나19 이후에는 많은 것들이 변해 있을 게다. 일부 산업은 큰 타격을 받겠지만 새롭게 생겨난 시장도 있을 것이다.


또 재택근무로 쌓인 구성원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성큼 다가온 스마트워킹 시대에 더욱 유연하고 빠르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믿음을 가져본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생활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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