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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노우] 스승의 날이 5월 15일인 이유

정호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15 07:35

수정 2020.05.15 07:35

'우리 민족의 스승' 세종대왕 탄신일 기념해 5월 15일로 지정
이름, 날짜 바뀌고 폐지됐다 부활하는 등 '스승의 날' 변천사 



[파이낸셜뉴스] 우리나라 스승의 날은 상처투성이다. 날짜와 이름이 수 차례 변했고, 수년 간 폐지됐지만 다시 부활했다. 오늘날에도 스승의 날은 청탁금지법 등 잡음이 이어지며 다사다난한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 ‘스승의 날’ 변천사.. 1958년 충남 강경고서 시작돼

/사진=fn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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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스승의 날 행사의 뿌리는 지난 1958년 충남 강경고등학교의 청소년 적십자 소속 학생들의 봉사활동인 것으로 전해진다. 학생들은 퇴직 교사 및 병환을 겪고 있는 교사들을 찾아 뵙는 ‘은사의 날’ 행사를 기획했다.

행사에 대한 반응이 좋자 청소년 적십자 측은 1963년부터 ‘5월 26일’을 ‘스승의 날’로 정했다.
1965년부터는 오늘날과 같은 ‘5월 15일’에 스승의 날을 기념하기 시작했다.

스승의 날이 5월 15일로 결정된 이유는 이 날이 세종대왕의 탄신일이기 때문이다. 훈민정음 창제를 비롯해 과학, 천문학, 농업, 수학, 인문학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백성을 위한 업적을 남긴 세종대왕이 우리 민족의 스승이라는 것이다.

다만 스승의 날은 채 10년을 넘기지 못하고 폐지됐다. 공무원들의 부정부패를 방지한다는 정부의 방침에 따라 1973년 각종 사은행사가 폐지됐기 때문이다.

오늘날 기념하고 있는 스승의 날은 1982년부터 다시 시작됐다. 당시 정부는 ‘선생님을 공경하는 문화를 다시 만들자’라며 스승의 날 행사를 부활시켰다.

■ 스승의 날 부담스러워하는 교사들.. “2월로 미뤄달라” 주장도

/사진=fn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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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의 주인공은 ‘선생님’들이지만 오히려 이들이 스승의 날을 부담스러워 하는 역설적인 풍경도 이어지고 있다.

청탁금지법 제8조 2항에 따르면 공직자는 직무와 관련해 대가성 여부를 불문하고 어떠한 금품을 받아서는 안된다. 즉 학생들로부터 사탕 하나, 꽃 한 송이도 받을 수 없다. 학생 대표로부터 공개적인 장소에서 꽃 등을 받는 것은 괜찮다고는 하지만 학생과 교사 모두 불편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 홈페이지에는 “스승의 날에 선생님께 선물을 드려도 괜찮을까요” 등 학생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교사들도 “교사를 잠재적인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 같아 힘들다”라며 비판적인 목소리를 전했다.


일각에서는 “스승의 날을 2월로 미뤄달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 학년을 마친 뒤 기념하는 것이 시기적으로도 맞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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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xin@fnnews.com 정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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