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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팩트체크] 태양광 에너지가 환경파괴 에너지다?

최중무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25 10:37

수정 2020.09.25 18:15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이 '태양광 에너지는 환경파괴 에너지'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16일 벌목 규모가 2017년부터 매년 배로 증가한다는 근거를 들어 이같이 주장했다. 최근 5년간 307만여 그루 나무가 베어졌고 올 여름에는 폭우로 인해 태양광 발전이 크게 줄었고 산사태도 심각해졌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국내 태양광 시장에서 국산 제품이 아닌 중국산 제품이 넘쳐나 경제적으로도 이득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산림청, 산업통상자원부의 자료를 확인한 결과 국민의힘 논평은 사실이 아니었다. 태양광 시장 동향을 살펴본 결과 국내 태양광 기술은 대내외적으로 높게 평가되고 있었다.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윤성권 연구원은 신재생에너지를 설치할 때 생태계를 일부 훼손할 수 있지만 무조건 환경에 나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산지 태양광시설과 관련, 2018년 산지 규제 강화 이후 산지전용(일시 사용) 허가 건수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태양광발전시설 모습.© 뉴스1 /사진=뉴스1
산지 태양광시설과 관련, 2018년 산지 규제 강화 이후 산지전용(일시 사용) 허가 건수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태양광발전시설 모습.© 뉴스1 /사진=뉴스1


■태양광 에너지란?

태양광 에너지는 석탄이나 석유와 다르게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원이다. 풍력·수력발전처럼 친환경적인 대체에너지원으로 알려져 있다. 유엔 산하기관 기후변화협의체(IPCC)는 전 세계 발전량에서 최소 70%를 재생가능에너지로 대체해야 다가올 환경재앙을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력거래소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9년 국내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전체 발전량 대비 12.5%다. 태양광에너지는 전체 대비 8.5%를 차지한다.

2018년 기준 허가된 태양광 사업체는 5만 2천여개였고 신규 허가 면적은 4년간(2015년~2018년) 배로 늘어 2018년에 2443ha에 달했다. 허가 건수도 5천여 건으로 전년보다 두배 늘었다.

■벌목 규모 2017년부터 배로 늘었다?

국민의힘은 벌목 규모가 2017년부터 매년 배로 증가해 최근 5년간 307만 그루의 나무가 베어졌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산림청은 지난 4월 ‘307만여 그루’ 중 절반은 정권이 교체되기 전 이미 허가받은 상태였다고 밝혔다. 산지 태양광 시설은 '전기사업'과 '산지 전용'으로 허가받은 뒤 설치하기까지 1~2년의 시간이 걸린다. 산지는 땅값이 저렴하고 산림조성비가 면제되는 등의 혜택 때문에 태양광 발전에 주로 이용돼왔다. 규제가 강화되기 전에 허가를 받으려 하는 사업자가 늘어 2018년까지 산림훼손이 급증한 것처럼 보인 것이다.

2015년 태양광 사업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REC(신재생에너지 공급 인증서) 가중치는 0.7에서 1.2로 완화됐었다. REC는 신재생에너지 설비로 전력을 생산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증명서다. 환경파괴라는 지적이 잇따르자 산림청은 2018년 12월 산지관리법을 개정했다. 문제가 됐던 REC 가중치를 0.7로 되돌렸다. 기존에 감면됐던 대체산림자원조성비를 부과하고 최대 25도였던 경사면 허가 기준을 15도로 조정했다.

윤 연구원은 2018년 제도가 변화하면서 산지 태양광 시설의 인센티브가 줄어 허가 면적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산림청 자료에 따르면 다음 해인 2019년 태양광 허가면적이 1024ha로 절반으로 줄었다. 2020년 5월말까지 허가 면적은 112ha로 전년대비 10.9% 수준이다.

■폭우로 발전량 줄고 산사태 유발했다?

산사태와 태양광 시설 현황 통계를 비교해본 결과 연관성은 드물었다. 산림청 자료에 따르면, 산지 태양광 시설에서 발생한 산사태는 2018년 6건(0.12%) 2019년 2건(0.02%)에 불과했다. 2018년 산지 태양광 시설은 전년보다 70% 늘은 반면 산사태 면적은 40% 줄었다.

장마철 강수량, 산지 태양광 허가면적, 산사태 면적 비교 자료/출처=산업자원부
장마철 강수량, 산지 태양광 허가면적, 산사태 면적 비교 자료/출처=산업자원부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연도별로 비교해도 태양광 허가와 산사태 발생은 연관성이 부족했다. 최근 3년간 태양광 허가 면적은 지속적으로 증가했지만 산사태 발생 면적은 증감을 반복했다.

장마기간 중 전국 평균 강수량 및 강수일수/출처=기상청
장마기간 중 전국 평균 강수량 및 강수일수/출처=기상청

폭우도 태양광 발전량에 큰 영향을 준다고 보기 어렵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장마기간 강수일은 10.5일로 전년에 비해 40% 가까이 줄었지만 태양광 설비 이용률은 15.3%로 전년(16%)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윤 연구원은 폭우로 인해 발전량이 줄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태양광 설비이용률의 경우 장마가 있는 여름보다 봄가을의 비중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국내 태양광 시장은 중국산 제품으로 넘쳐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4월 보도자료를 통해 '내수 시장을 국내 업계가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계에 의하면 국산 모듈의 사용 비중은 78.7%로 중국산 사용 비중의 세 배에 달한다. 수입하는 모듈은 대체로 중국 제품이지만 내수 시장에서는 국내 제품이 지배적이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의 '태양광 분야 글로벌 혁신성과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태양광 분야 양적*질적 혁신성은 전 세계에서 10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7월에 한국화학연구원과 경기대 연구팀이 유기태양전지의 제조비용을 5% 수준으로 낮출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기도 했다.

국내 기업의 성장세도 주목할만 하다.
국내 태양광 매출의 62%를 차지한 한화큐셀은 세계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도 진출해왔다. 독일의 태양광 모듈 시장과 미국의 주택 태양광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했고 올해 들어 스페인과 포르투갈 등에서 신규 사업권을 확보했다.
태양광 전문 검증기관의 모듈 신뢰성 평가에서는 5년간 최상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moo@fnnews.com 최중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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