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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논단] AI시대, 철학 있는 교육자의 사명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07 18:03

수정 2020.10.07 18:02

[fn논단] AI시대, 철학 있는 교육자의 사명
가수 나훈아의 추석 공연 이후, 그의 철학이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철학은 인공지능(AI) 시대를 살아가는 교육자에게 더 절실하게 필요하다. AI가 급속하게 발전한다고 해서 미래에 교육자를 대체할 수 없다. AI가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지식을 전달할 수 있지만, 사람들과 마음을 나눌 수는 없기 때문이다. 마음은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다. 마음은 오직 느낄 수밖에 없다.
마음은 불에 타지도 않고 물에 젖지도 않지만, 마음은 아플 수 있다. 학습자의 아픈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교육자라야 마음을 나눌 수 있다. AI가 할 수 없는 일이다.

AI 시대의 세상을 과학구조, 사회구조, 인구구조 변화 차원에서 살펴보면 학습자가 일터시민, 국제시민, 민주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돕는 일이 철학이 있는 교육자의 사명이다.

첫째, 과학구조 변화로 인한 첨단기술화 시대에 일터시민으로서 필요한 역량은 소명으로서 직업관, 창의적 사고, 신기술 활용하기 그리고 비전이다. 소명으로서 직업관은 AI에 없는 인간만이 일터에서 발휘해야 할 삶의 철학이다. 창의적 사고를 개발하려면 정답을 요구하는 평가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신기술 활용하기는 디지털격차를 극복하는 것이 관건이다. 비전은 미래를 만드는 꿈이다. 각자가 재능에 따라 꿈을 꾸고, 꿈을 역량으로 꽃피울 수 있는 교육환경과 교육방법을 제공하는 것이 과제다.

둘째, 사회구조 변화로 인한 글로벌화 시대에 국제시민으로서 필요한 역량은 국가관, 포용 그리고 국제의사소통과 국제협업리더십이다. AI에는 국가관이 없지만, 국민에게는 바른 국가관이 필요하다. 대한제국 지도자들이 임진왜란을 극복했던 서애 류성룡 선생의 '징비록'을 읽고 국가관을 정립해 국가를 지킬 수 있는 역량을 가졌다면, 일제강점기라는 치욕적인 역사를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다문화 배경을 가진 다인종과 더불어 살아야 하므로 포용도 필요하다. 국제의사소통과 국제협업리더십 배양은 민간과 정부의 다양한 수준에서 국제 간 교류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셋째, 인구구조 변화로 인한 장수노령화 시대에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역량은 법의식, 존재가치를 발휘하는 철학, 타이밍 관리 그리고 학습과 레저 스킬이다. AI엔 민주시민이 갖춰야 할 법의식도 없고, 존재가치를 발휘할 철학도 없다. 나는 인생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았을 적에 "인생이란 나와 남을 함께 빛낼 수 있는 시간여행"이라고 했다.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존재가치를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 어떻게 사는 것이 성공적 인생이냐고 물었다. "자기이익, 일터이익, 사회이익을 일치시키면 성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류사회에 공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성공하려면 의사결정을 적시에 해야 하는 타이밍 관리가 필수적이다. 학습과 레저도 스킬이 있어야 즐길 수 있다.

AI가 발달할수록 인간성 회복이 절실하다.
인천재능대는 AI-바이오 프런티어(Bio Frontier)를 지향하지만, 첨단과학기술교육과 함께 직업철학교육과 인성교양교육에 방점을 찍고 있다. 구체적으로 학생이 삶의 철학을 정립하고 존재가치를 발휘할 수 있도록 총장을 포함한 모든 교직원이 소명으로서 직업관을 실천으로 보여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실천은 각자의 양심에 달렸다.

권대봉 인천재능대 총장, 고려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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