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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살 아들 손에 쥐여준 녹음기 속 '그 선생 목소리'…“부모 번호 몰라? 정신 나간 XX”

김도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15 10:01

수정 2020.10.15 15:51

학생부모 아동학대 혐의로 교사 경찰고소 
교육청, 진상파악 후 직위해제 등 징계 방침
피해 학생 신체에 난 멍 자국. /피해 학생 부모 제공
피해 학생 신체에 난 멍 자국. /피해 학생 부모 제공

【파이낸셜뉴스 고창=김도우 기자】 전북 고창군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학생에게 폭언을 하고 폭행까지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전북도교육청이 진상 조사에 나섰다.

피해 학생 부모는 아동학대 혐의로 교사를 경찰에 고소했다.

15일 파이낸셜 취재를 종합하면 A(8)군의 어머니는 지난 8월 31일 아이를 목욕시키던 중 허벅지 등에서 멍 자국을 발견해 경위를 물었다. 아이 대답은 끔찍했다.

“선생님이 그랬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7월에도 A군의 아버지는 아이의 손바닥에서 멍을 발견했다.


아들이 학대를 당하고 있는 것을 직감한 아버지는 A군에게 소형 녹음기를 쥐여줬다.

A군이 지난 10월 7일 아버지에게 건넨 녹음기에는 충격적인 내용이 담겼다.

“이 XX가 똑바로 말 안 해! 정신 나간 XX냐?, 그럼 너희 애비한테 전화할 때 010-XXXX 하고 끝나느냐?”, “이따위로 정신없는 XX도 있습니다. 이런 놈들 딱 이용해 먹기 좋아, 납치범이. 부모님 전화번호도 몰라? 그냥 죽여버리면 됩니다” 등 A군의 담임 교사의 욕설과 폭언이 이어졌다.

A군의 아버지는 해당 초등학교를 방문해 항의했고, 전북도교육청은 담임교사를 임시로 교체하고 진상을 파악하고 있다.

8살 아이 얼굴에 난 멍 자국. /피해학생 부모 제공
8살 아이 얼굴에 난 멍 자국. /피해학생 부모 제공


A군의 아버지는 “담임 선생님에게 아이의 몸에 상처가 있기에 담임교사에게 따져 물었더니 훈육 차원에서 그런 것이었다며 시치미를 뚝 뗐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반 아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혼이 난 아이가 주눅이 들어 대답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화장실도 못 가게 했다”면서 “8살 배기 아이에게 너무 가혹한 것 아니냐”고 했다.

해당 교사는 당시 유괴 위험성 등을 교육하며 부모님 전화번호와 주소를 알고 있는지 등을 물어보는 과정에서 과격해졌다는 해명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초등학교와 도교육청은 지난 13일 피해 학생 아버지가 찾아오면서 사건을 인지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담임 교사는 현재 연차휴가를 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진상을 파악한 뒤 직위해제 등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964425@fnnews.com 김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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