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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의 숨은 영웅

[기자수첩]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의 숨은 영웅
"아무것도 안해도 월세랑 관리비가 월 700만원씩 나가요. 3주 동안 가만히 앉아서 노는 거죠 뭐." 서울 여의도 한복판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한 사장님의 자조 섞인 하소연이다.

대한민국이 깜깜해졌다. 밤 10시만 돼도 코로나19 이전 새벽 2시처럼 조용하다. 점심시간마저도 식당이 한산하다. 헬스장 노래방은 못간 지 이미 오래고, 그나마 있던 연말 약속도 모두 취소됐다. 돈 쓸 일도 없다. 기업들은 경영환경 악화에 허덕이고, 소상공인 자영업자 영업장에는 곡소리가 난다. 이제는 진부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익숙해진 코로나19 시대 경제현실이다.

칠흑 같아 보이는 어둠이지만 희망은 보인다. 현재까지 국내 치료제 중에서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셀트리온은 지난달 임상2상 환자 모집을 완료하고 투약을 진행했다. 이르면 12월 말 분석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임상시험에 참여할 환자를 모으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경증 환자를 모집하려다 보니 지방 곳곳에 흩어져 있어 쉽지 않았다. 지방의료원의 경우 임상시험 경험이 없다 보니 의사들도 설득해야 했다. 무엇보다 사상 초유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에 첫 치료제 대상자가 된다는 환자들의 불안함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았다. 모집 한 달이 지났지만 한자릿수밖에 인원을 채우지 못했다.

무엇보다 아무런 대가도 없이 헌신하려는 임상시험 환자들에게 '안전하다'는 메시지를 주는 게 중요했다. 보건복지부가 나서 인프라를 구축하고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사실 치료제 임상시험은 안전이 입증돼야 실시 자체가 가능하다. 환자를 두고 안전을 시험하는 게 아니라, 동물실험 등으로 이미 안전한 치료제를 환자에게 처음 투약하는 단계다. 부작용이 있다면 바로 중단하고, 추적관찰도 진행된다.

이번 임상시험을 통해 치료제가 승인된다면, K방역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우리 기업이 치료제 조건부 허가를 받는다면 긴급승인이 난 미국의 두 군데 업체를 제외하고 전 세계 3번째 치료제 승인 사례가 된다. 이 모든 배경엔 임상시험에 기꺼이 참여해준 국민들이 있다. 작지만 큰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경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