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손인해 기자 = 세계 최대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가 한 달 새 두 번이나 '먹통'이 되면서 유료 서비스인 '유튜브 프리미엄'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보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웨이브'와 간편결제 서비스 '네이버페이'가 최근 서비스 장애에 따른 보상안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해외 사업자를 향한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현행법상 서비스 장애 때 손해배상은 강제조항이 아니라 이용자들이 개별적으로 청구 소송을 제기해야 하기 때문에 구글의 선제적 결정이 주목된다.
◇ 전기통신사업법상 손해배상 강제의무 권한 없어
지난 14일 오후 8시30분부터 한 시간가량 유튜브와 지메일, 구글플레이(앱마켓) 등 구글 서비스 장애가 발생하면서 이용자들의 원성이 빗발쳤다.
특히 월 1만450원(안드로이드 기준 부가가치세 포함) 상당 돈을 내고 광고 없이 유튜브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 이용자들은 "장애시간 동안 프리미엄 서비스를 못 쓴 것을 보상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트위터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상에는 "무료 이용자는 아니더라도 유튜브 프리미엄 산 사람들에게는 구글이 보상을 해야 한다",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료를 할인해달라", "유튜브 프리미엄 사용자는 1~2일 정도 사용 일수가 추가되거나 다음 결제시 5% 할인혜택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전기통신사업법 제33조는 전기통신사업자가 서비스 제공이 중단돼 이용자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배상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배상 책임에 대한 법적 근거를 명시한 것일 뿐 이를 정부가 강제할 권한은 없다.
이용자가 사업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 민사소송에서 책임 여부를 다투는 것이지 정부가 관할하는 영역은 아니라는 것이다.
전기통신사업자는 서비스 제공 중단 시 이용자에게 서비스 제공이 재기되거나 장애 원인이 해소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중단 사실과 손해배상의 기준·절차를 알려야 하는 의무는 있으나 유튜브가 해당하는 부가통신역무(인터넷서비스제공)의 경우 4시간 이내 장애 때는 제외하도록 한다. 1시간가량 장애가 발생한 유튜브는 적용 제외 대상인 셈이다.
◇ 과기정통부에 자료제출하는 구글, 보상 논의할듯
구글 측은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에 보상 관련 내용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10일부터 시행된 일명 '넷플릭스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근거로 구글에 "서비스 중단 사실에 대한 자료와 향후 이행계획을 제출하라"고 이날 공식 공문을 보냈다.
넷플릭스법은 일정 요건 이상을 충족하는 부가통신사업자(인터넷서비스사업자)에 망품질 유지 의무를 지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국내 100만 가입자 이상, 트래픽 상위 1% 이상을 차지하는 부가통신사업자엔 구글·페이스북·넷플릭스·네이버·카카오 5개 사업자가 해당한다.
전기통신사업법상 손해배상은 방송통신위원회 소관이지만 구글이 서비스 중단과 관련된 전반적 내용을 과기정통부와 협의하면서 보상에 관한 내용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 웨이브 영화 12편·네이버페이 광고비 환불과 대비
특히 웨이브와 네이버페이 등 국내 사업자들이 최근 발생한 유료 서비스 장애에 잇따라 이용자 보상안을 내놓고 있는 상황을 구글도 무시할 순 없을 것으로 보인다.
웨이브는 지난 8일 오후 10시20분부터 1시간30분간 서버 부하로 인한 서비스 연결 지연 오류가 발생한 데 대해 모든 유료 구독자에게 '국제수사', '#살아있다', '남산의 부장들' 등 프리미엄 영화 12편을 볼 수 있는 영화플러스 패키지를 일주일간 무료제공한다고 밝혔다.
앞서 네이버도 지난 8월 한 달 새 두 차례 네이버페이 서비스 장애가 일어나면서 장애 시간 동안 네이버의 온라인 쇼핑 플랫폼인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에게 과금된 광고비 전액을 환불했다.
4시간가량 이어진 장애 시간대 이용자들이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이 내건 광고를 클릭해 판매자 페이지로 이동하더라도 페이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 물건을 구입할 수 없었기 때문에 광고 효과가 없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였다. 네이버는 자사가 온라인 쇼핑몰 홈페이지를 만들어주고 쇼핑 관련 데이터를 제공하는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에게 간편결제 수단으로 네이버페이를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또 8월12일 장애로 '오늘출발' 상품이 발송되지 않은 이용자에게 네이버페이 포인트 3000원을 일괄지급하고, 스마트스토어를 비롯해 모든 유형의 페이 가맹점을 대상으로 같은달 26일 하루 동안 해당 가맹점에서 발생한 결제 수수료 전체를 면제했다.
KT도 2018년 11월 사상 최악의 통신대란이란 오명을 남긴 KT 아현지사 화재 사건 당시 통신장애를 겪은 가입자들에게 1개월 치 요금을 감면하며 이용자 불만을 조기에 수습한 바 있다.
통신사 약관에선 통상 장애시간 요금을 일할 계산해 최대 6배까지 보상액을 정할 수 있다. 앞서 다른 통신사가 5시간가량 장애가 발생한 부분에 대해 가입자 수십만명에게 1인당 700원~1500원가량 요금 감면 형태로 보상한 것과 달리 파격적인 보상을 시행한 것이다.
회선 단절로 인해 카드결제 및 배달전화 먹통 등으로 영업에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에 대한 보상으로는 연매출액 30억원 이하 소상공인 및 50억원 이하 일부 사업자들에 대해 최대 120만원을 보상했다.
유튜브와 함께 국내 앱마켓 시장을 장악한 구글플레이를 서비스하는 구글은 '앱통행세' 논란으로 최근 여론으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는 상황이라 이번 접속오류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구글은 내년부터 게임 외 모든 앱에 자사 결제 시스템인 인앱결제를 적용, 30% 수수료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가 업계 반발에 부닥치며 정책 적용 시점을 내년 9월로 일부 연기했다.
인앱결제를 비롯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도 줄을 잇고 있다. 공정위는 구글의 경쟁 운영체제(OS) 탑재 방해 혐의에 대해 지난달 심사보고서를 발송했고, 국내 대표 게임회사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을 상대로 자사 앱마켓인 구글플레이 스토어에만 앱을 출시하도록 강요한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