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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규제에도 정비사업 초호황… 건설사 9곳 ‘1조 클럽’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2.30 17:40

수정 2020.12.30 21:28

코로나에 해외건설 사업 축소
건설사들 국내 도시정비로 눈돌려
현대건설 4조7383억 창사 최대
재건축 규제에도 정비사업 초호황… 건설사 9곳 ‘1조 클럽’
올해 재건축·재개발 규제 속에서도 건설사 9곳이 도시정비사업 '1조 클럽'에 가입하며 수주 호황을 누린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에선 코로나19로 해외건설이 막힌 건설사들이 국내 도시정비사업으로 눈을 돌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도시정비사업 시장은 정부의 재건축·재개발 정책 방향을 최대 변수로 꼽고 있다.

3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주요 건설사들의 올해 마지막 접전지였던 서울 동작구 흑석11구역과 노원 상계2구역 시공사 선정 총회가 코로나19 여파로 내년으로 연기됐다. 이로써 올해 도시정비사업이 마침표를 찍었다. 최종 성적표를 집계한 결과 올해 정비사업 수주 '1조 클럽'에 가입한 건설사는 총 9곳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GS건설, 롯데건설 등 4곳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2배가 넘는다.

현대건설은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 4조7383억원을 수주하며 창사 이래 최대실적을 달성, 1위를 기록했다. 지난 2017년 반포주공1단지(1, 2, 4주구)를 수주하며 4조6468억원을 기록한 뒤 3년 만에 최대실적을 갱신했다. 신기록 달성에는 지난 19일 경기도 용인 수지구 현대성우8단지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한 게 큰 역할을 했다. 리모델링 사업 첫 진출과 사상 최대실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이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해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으로 2조1794억원을, 리모델링 사업으로 5662억원을 수주하며 총 2조7456억원으로 2위 수성에 성공했다. 부산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던 대연8구역의 시공사로 선정된 것이 큰 역할을 했다.

일찌감치 '2조 클럽'에 가입한 롯데건설은 2조6326억원의 수주고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부산 범일 2구역 재개발 사업을 포함해 하반기 이촌동 현대아파트 리모델링, 대구 명룬 재개발 등을 잇따라 수주하며 지난해 실적인 1조2038억원보다 2배 넘는 실적을 보였다.

상반기 숨고르기를 하던 GS건설은 하반기 무서운 뒷심을 보이며 4위에 올랐다. 서울 한남하이츠 재건축, 대전 가양동5구역 재건축, 부산 문현1구역 재개발 등을 수주해 2조5090억원의 수주고를 올렸다.

내년 지주사 체제로 출범하는 대림(DL)은 대림산업과 대림건설이 1조 클럽에 나란히 자리했다. 대림산업은 올해 총 9건의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하며 1조3958억원의 수주고를 올렸고, 대림건설은 총 4건의 사업으로 1조746억원을 수주했다.

이 밖에도 현대엔지니어링(1조4207억 원), 중흥토건(1조3550억원), 삼성물산(1조487억원) 등이 1조 클럽에 가입했다. 특히 5년 만에 정비사업에 복귀한 삼성물산은 반포 3주구, 신반포15차 등 단 2건의 수주 만으로 1조원을 넘기는 성과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올해 정비사업이 활발했던 이유로 코로나와 경기침체 등으로 해외사업 축소와 택지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건설사들이 정비사업에 매진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다만 내년 전망에 대해서는 재개발·재건축 규제 강화로 '사업 축소'를 전망하는 의견과 소규모 재건축 활성화에 따른 '사업 활성화'를 주장하는 의견이 엇갈렸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 내 재개발·재건축 규제가 강한건 사실이지만 이때문에 공급물량이 축소될 거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라며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정책 방향과 조합들의 재개발·재건축 추진 의지가 얼마나 강하냐에 따라 공급물량이 늘어날 수도, 반대로 줄어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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