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VC업계에 따르면 스타트업은 기업 규모가 성장함에 따라 시드투자에서 시리즈 A·B·C 등으로 투자 단계를 높인다. 갓 창업한 스타트업이 종잣돈을 투자 받는 것을 시드(Seed) 투자, 시제품을 개발하고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하기 전에 받는 투자를 시리즈 A 투자라고 부른다.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을 입증한 스타트업 한 단계 발돋움하기 위해선 시리즈 B 단계의 투자를 받는다.
이번에 왓챠의 투자 라운드는 이를 넘어선 '시리즈 D' 단계의 투자였다. 멀티채널네트워크(MCN) 스타트업 샌드박스네트워크와 인도 진출 핀테크 스타트업 밸런스히어로가 시리즈D 투자를 유치한 이후 한 달여 만에 들리는 소식이다.
왓챠는 지난해 7월 190억원 규모로 1차 투자가 진행된 데 이어, 예정됐던 170억원 규모의 2차 투자금 납입도 모두 완료했다. 총 누적 투자액 590억원을 넘었다. 지난 2012년 시드 투자사였던 카카오벤처스를 비롯해 이베스트투자증권, 컴퍼니케이파트너스 등 총 10개사가 투자에 참여했다.
왓챠는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나서는 한편, 독점 콘텐츠를 강화하고 새로운 유형의 콘텐츠 발굴 및 투자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데이터농업 스타트업 그린랩스가 농업 분야 스타트업의 단일 투자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2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항체신약과 면역세포치료제를 연구 개발하고 있는 굳티셀도 총 380억원 규모의 펀딩을 완료했다. 인공지능(AI) 기반의 웨어러블 의료 솔루션을 개발하는 휴이노도 시리즈 B 단계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IPO를 앞두고 있는 비디오 플랫폼 전문 기업 카테노이드는 유럽 진출을 앞두고 독일 도이치텔레콤 산하 투자회사 DTCP로부터 국내 최초로 투자를 받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스타트업 시장이 최근 수년 동안 성장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소식"이라며 "다만, 시리즈 D 이상의 라운드(단계)는 '그만큼 투자를 받았음에도 상장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의미도 되기 때문에 스타트업들도 자신의 경쟁력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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