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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D같은 테라급 메모리 개발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16 13:00

수정 2021.03.16 14:58

KAIST 정명수 교수, NVDIMM와 SSD를 하나로 통합
MoS 기술로 기존 메모리 대비 에너지소모 45% 절감
데이터 읽기쓰기 속도도 110% 빨라져
KAIST 정명수 교수팀이 개발한 MoS 기술. MoS 기술은 소프트웨어 기반 메모리 드라이브나 옵테인 영구 메모리 기술 대비 45% 절감된 에너지 소모량으로 110%의 데이터 읽기쓰기 속도 향상을 달성했다. KAIST 제공
KAIST 정명수 교수팀이 개발한 MoS 기술. MoS 기술은 소프트웨어 기반 메모리 드라이브나 옵테인 영구 메모리 기술 대비 45% 절감된 에너지 소모량으로 110%의 데이터 읽기쓰기 속도 향상을 달성했다. KA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테라바이트(TB=1024GB) 수준의 저장 용량을 제공하면서도 휘발성 메모리(D램)과 유사한 데이터 처리 속도를 가진 메모리를 개발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이 기술은 비휘발성 메모리(NVDIMM)와 초저지연 반도체 저장장치(SSD)가 하나의 메모리로 통합돼, 소수의 글로벌 기업만이 주도하고 있는 미래 영구 메모리보다 성능과 용량이 대폭 향상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전기및전자공학부 정명수 교수팀이 NVDIMM와 SSD를 하나로 통합한 메모리-오버-스토리지(MoS)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진이 개발한 MoS 기술은 소프트웨어 기반 메모리 드라이브나 옵테인 영구 메모리 기술 대비 45% 절감된 에너지 소모량으로 110%의 데이터 읽기쓰기 속도 향상을 달성했다. 정명수 교수는 "대용량의 메모리가 필요하고 정전으로 인한 시스템 장애에 민감한 데이터 센터, 슈퍼컴퓨터 등에 사용되는 기존 메모리나 미래 영구 메모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존 NVDIMM의 경우 운영체제 도움 없이 중앙처리장치(CPU)가 직접 NVDIMM에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D램을 그대로 활용하고 배터리 크기를 무한히 키울 수 없어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할 수 없다. 대안으로는 인텔의 옵테인 메모리와 메모리 드라이브 기술 등이 있으나, 비휘발성 메모리에 접근할 때마다 운영체제의 도움이 필요해 NVDIMM에 비해 50% 수준으로 읽기와 쓰기 속도가 떨어진다.

연구진이 제안한 MoS 기술은 초저지연 SSD를 주 메모리로, NVDIMM을 캐시메모리로 활용해 SSD의 대용량의 저장 공간을 사용자에게 메모리로 사용하게 해줌과 동시에 NVDIMM 단독 사용 시와 유사한 성능을 얻음으로써 미래 영구 메모리 기술들이 가지는 한계점들을 전면 개선했다.

MoS 기술은 메인보드나 CPU 내부에 있는 메모리 컨트롤러 허브(MCH)에 적용돼 사용자의 모든 메모리 요청을 처리한다. 사용자 요청은 일반적으로 NVDIMM 캐시 메모리에서 처리되지만 NVDIMM에 저장되지 않은 데이터의 경우 초저지연 SSD에서 데이터를 읽어와야 한다.
기존 기술들은 운영체제가 이러한 SSD 읽기를 처리하는 반면, 개발된 MoS 기술은 MCH 내부에서 하드웨어가 SSD 입출력을 직접 처리함으로써 초저지연 SSD에 접근 시 발생하는 운영체제(OS)의 입출력 오버헤드(추가로 요구되는 시간)를 완화했다.

정 교수는 "미래 영구 메모리 기술은 일부 해외 유수 기업이 주도하고 있지만, 이번 연구성과를 기반으로 국내 기술과 기존 스토리 및 메모리 기술을 통해 관련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올해 6월에 열릴 컴퓨터 구조 분야 최우수 학술대회인 '이스카(ISCA) 2021'에 발표될 예정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