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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유예 기간 중 범죄 저지르고 합의 거절하자 '살인'…2심도 징역25년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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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집행유예 기간에 범죄를 저지른 뒤 피해자가 합의를 거절하자 살인을 저지른 6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윤강열 박재영 김상철)는 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모씨(64)에게 원심과 같이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이씨는 지난해 4월24일 오전 1시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술집에서 형사사건 합의문제로 술집 주인 김모씨와 다투던 중 과일을 깎기 위해 과도를 들고 있던 김씨를 밀쳐 스스로 흉기에 찔려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범행 당시 이씨는 김씨의 술집 영업을 방해하고 술병을 들어 김씨를 협박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었다.

살인 범행 직후 이씨는 소지하고 있던 약물을 복용해 극단 선택을 시도했으나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에 의해 곧바로 병원에 후송됐다.

경찰조사에서 이씨는 "'100만원에 합의해달라'고 요구했으나 김씨가 '500만원을 주지 않으면 합의하지 않겠다'고 해 화가 났다"며 "흉기를 든 채 김씨와 말다툼하던 중 손등에 상처가 나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과정에서 이씨 측 변호인은 "김씨가 과도한 합의금을 요구하면서 되려 화를 냈다"며 "몸싸움을 하던 중 만취상태인 김씨가 넘어져 스스로 흉기에 찔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1심은 "부검 결과 김씨가 넘어진 위치 등을 보면 이씨가 고의성을 가지고 과도를 든 김씨를 밀친 것으로 보인다"며 "이씨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살인을 저지를 생각은 없었다'고 주장하면서도 '흉기 든 피해자를 그대로 밀쳤다'고 일관되게 진술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씨는 집행유예 기간 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숙하지 않고 범행을 저질렀다"며 "다만 이씨가 미리 도구를 준비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해당 판결에 불복한 이씨 측은 "형이 너무 무겁다"고 항소했지만 2심도 1심이 옳다고 봤다.

2심은 "이씨는 범행의 주요 부분을 적극 부인하는 등 잘못을 진지하게 반성하지도 않고 있다"며 "김씨의 딸을 비롯한 유족은 이씨의 엄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씨와 김씨의 관계, 이씨가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이씨는 김씨가 과거 수사기관에 피해사실을 진술한 것에 불만을 품고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김씨는 과거 이씨를 경찰에 신고한 후 한 달 동안 주점 문을 닫을 정도로 무서워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