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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견제나선 은행, 대환대출 공동 플랫폼 만든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23 17:51

수정 2021.06.23 17:51

토스·카카오페이에 고객 더 뺏길라
따로 아닌 뭉쳐서 대응하기로
금융위에 공동운영 가능한지 문의
시중은행들이 빅테크·핀테크를 견제하기 위해 오는 10월 선보이는 비대면 대환대출(대출갈아타기) 플랫폼을 공동으로 구축한다.

현재 금융결제원을 중심으로 대환대출 인프라를 만들고 있으며 소비자들이 한 눈에 쉽게 이용하기 위한 플랫폼 구축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강력한 모바일 가입자 기반을 갖춘 빅테크·핀테크가 운영하는 비대면 대환대출 플랫폼에 대응하기 위한 범 은행권 차원의 행보로 풀이된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중은행들은 비대면 대환대출 플랫폼을 공동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 금융위원회에 검토 의견을 전달했다.

자칫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이 비대면 대환대출 플랫폼 시행시 빅테크·핀테크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 공동의 생존책으로 분석된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은행들이 최근 회의를 열고 이같은 의견을 모았다"며 "빅테크들이 이 업무를 하게 되면 점점 더 종속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그 대안책으로 은행권 비대면 대환대출 플랫폼 이야기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결제원 관계자도 "은행권이 공동으로 비대면 대환대출 플랫폼 운영을 할 수 있는지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현재 금융당국과 금융결제원은 오늘 10월 서비스를 목표로 비대면 대환대출 시스템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통해 시중은행을 비롯해 카드사, 캐피탈,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모든 대출 상품을 한 눈에 비교해 손쉽게 갈아탈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일단 비대면 대출 갈아타기를 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신한은행, 국민은행 등 개별 금융사들의 플랫폼에서 가능하다. 다만 이럴 경우 해당 금융사의 상품만 추천받게 되는 단점이 있다. 예를 들어 A은행에 대출이 있는 고객이 B은행 금융플랫폼에 들어가면 B은행은 대환대출의 상품을 자사의 것으로만 소개한다.

또 다른 방법은 토스 등 핀테크 업체들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들은 이미 금융사들과 계약을 맺고 금융사 상품을 한 곳에 몰아 판매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토스, 카카오페이 등 12개의 핀테크 업체들이 이미 대환대출과 비슷한 서비스를 하고 있기 때문에 대환대출 플랫폼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시중은행들은 금융의 공익적인 차원과 빅테크의 종속이라는 관점에서 은행권 공동의 비대면 대환대출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요구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핀테크들이 금융사들의 상품을 갖다 놓고 비대면 대환대출 서비스를 하면 고객들 입장에서는 핀테크가 만든 플랫폼에 몰릴 수 밖에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객들은 한 눈에 비교해서 대출갈아타기를 원하기 때문에 개별 금융사를 돌아다니기 보다는 핀테크의 플랫폼을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럴 경우 금융사의 플랫폼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핀테크사들이 플랫폼을 앞세워 2금융권에는 높은 수수료를 요구할 수 있다는 것도 지적된다. 현재도 협상력이 낮은 2금융권은 높은 수수료를 내고 핀테크 플랫폼에 자사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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