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카카오페이에 고객 더 뺏길라
따로 아닌 뭉쳐서 대응하기로
금융위에 공동운영 가능한지 문의
시중은행들이 빅테크·핀테크를 견제하기 위해 오는 10월 선보이는 비대면 대환대출(대출갈아타기) 플랫폼을 공동으로 구축한다.
따로 아닌 뭉쳐서 대응하기로
금융위에 공동운영 가능한지 문의
현재 금융결제원을 중심으로 대환대출 인프라를 만들고 있으며 소비자들이 한 눈에 쉽게 이용하기 위한 플랫폼 구축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강력한 모바일 가입자 기반을 갖춘 빅테크·핀테크가 운영하는 비대면 대환대출 플랫폼에 대응하기 위한 범 은행권 차원의 행보로 풀이된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중은행들은 비대면 대환대출 플랫폼을 공동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 금융위원회에 검토 의견을 전달했다.
자칫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이 비대면 대환대출 플랫폼 시행시 빅테크·핀테크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 공동의 생존책으로 분석된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은행들이 최근 회의를 열고 이같은 의견을 모았다"며 "빅테크들이 이 업무를 하게 되면 점점 더 종속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그 대안책으로 은행권 비대면 대환대출 플랫폼 이야기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결제원 관계자도 "은행권이 공동으로 비대면 대환대출 플랫폼 운영을 할 수 있는지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현재 금융당국과 금융결제원은 오늘 10월 서비스를 목표로 비대면 대환대출 시스템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통해 시중은행을 비롯해 카드사, 캐피탈,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모든 대출 상품을 한 눈에 비교해 손쉽게 갈아탈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일단 비대면 대출 갈아타기를 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신한은행, 국민은행 등 개별 금융사들의 플랫폼에서 가능하다. 다만 이럴 경우 해당 금융사의 상품만 추천받게 되는 단점이 있다. 예를 들어 A은행에 대출이 있는 고객이 B은행 금융플랫폼에 들어가면 B은행은 대환대출의 상품을 자사의 것으로만 소개한다.
또 다른 방법은 토스 등 핀테크 업체들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들은 이미 금융사들과 계약을 맺고 금융사 상품을 한 곳에 몰아 판매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토스, 카카오페이 등 12개의 핀테크 업체들이 이미 대환대출과 비슷한 서비스를 하고 있기 때문에 대환대출 플랫폼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시중은행들은 금융의 공익적인 차원과 빅테크의 종속이라는 관점에서 은행권 공동의 비대면 대환대출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요구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핀테크들이 금융사들의 상품을 갖다 놓고 비대면 대환대출 서비스를 하면 고객들 입장에서는 핀테크가 만든 플랫폼에 몰릴 수 밖에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객들은 한 눈에 비교해서 대출갈아타기를 원하기 때문에 개별 금융사를 돌아다니기 보다는 핀테크의 플랫폼을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럴 경우 금융사의 플랫폼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핀테크사들이 플랫폼을 앞세워 2금융권에는 높은 수수료를 요구할 수 있다는 것도 지적된다. 현재도 협상력이 낮은 2금융권은 높은 수수료를 내고 핀테크 플랫폼에 자사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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