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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시선] 이준석 현상과 마크롱 열풍, 본질은 국민 갈증이다

[강남시선] 이준석 현상과 마크롱 열풍, 본질은 국민 갈증이다
요즘 한국에서 각광받는 정치 리더십 롤 모델은 단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다. 만 39세의 나이에 집권한 마크롱과 36세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정치 세대교체 바람이 오버랩되면서다.

마크롱에 대한 인기는 우리 정치의 미래를 가늠해보고 싶은 궁금증이 우선 컸을 것이다. 또 정치가 더 이상 정치인들만의 리그가 아닌, 국민 삶을 제대로 챙기길 바라는 기대감도 배경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한국에서 마크롱의 인기는 일부 과대포장된 측면도 있다. 마크롱 정치에서 장밋빛 결과만을 기대하기 어려운 점이 우선 그런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60년간 사회당과 공화당이 양분해온 기득권 정치를 세대교체 바람으로 물갈이한 것은 마크롱과 프랑스 유권자들의 커다란 승리였다. 그러나 결과와 내용물이 아직 뚜렷하지 못하다. 마크롱이 추진한 연금개혁과 노동개혁 정책 성적표는 아직 변변치 못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코로나19 방역 비상에 경기악화까지 악재가 늘어나며 정치 불신도 커졌다. 여러 '설화'와 도덕성 논란, '불통 리더십'이라는 비판도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마크롱 정치는 선거 성적만 봐선 요즘이 내리막길이다. 마크롱의 집권당 앙 마르슈(전진당)는 지방선거에서 참패가 예상되며 최대 고비를 맞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는 10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의 전초전으로 불렸다. 그런 면에서 재선에 도전한 마크롱의 정치인생에도 제동이 걸리게 생겼다.

물론 정치 세대교체 이후 괄목할 성과를 낸 유럽과 미국의 젊은 지도자들도 있다. 마크롱과 달리 세대교체 성공사례들이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전 총리는 2005년 39세의 젊은 나이에 보수당 대표로 침몰 직전인 보수당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그가 당수로 지휘봉을 잡은 것은 1997년 이후 노동당과 대결에서 3연패 끝에 사실상 당이 주요 지역에서 모두 패하고 동부 지역 정당으로 전락했을 때다. 캐머런은 철저한 보수주의자였지만 중도노선으로 정책 대전환을 주도한다. 출발만큼이나 결과도 좋았다. 당을 간판 이외에 모든 걸 바꾸는 환골탈태 수술 끝에 2010년 총선에서 승리를 이뤄냈다. 또 2015년 총선에서도 국민으로부터 재신임을 받았다. 비록 연령이 30대는 아니었지만 빌 클린턴과 버락 오바마,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도 40대에 정치개혁을 이끌어낸 지도자로 리더십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 정치도 이준석 대표 등판 이후 야당뿐만 아니라 여야 정치권에 나비효과로 크게 변화의 물꼬가 트이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당장 이 대표의 정치실험이 성공할 경우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야당뿐 아니라 정치권 전체로 거센 물갈이 바람도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자칫 세대교체가 성과물 없이 인물 교체에만 머물러선 안된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는 일부 여야 중진이 이준석 현상을 지나가는 소나기쯤으로 여기는 것과는 전혀 다른 성격의 이야기들이다. 오히려 제2, 제3의 이준석 등장에 기대를 거는 국민 열망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치 불신과 기득권의 변하지 않는 정치에 대한 갈증이 불러온 게 이준석 현상이라는 점을 정치권이 민감하게 되새겨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

cerju@fnnews.com 심형준 정치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