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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시선]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강남시선]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1212, 1275, 1316, 1378, 1324. 지난 6~10일 국내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다. 사실상 4차 대유행의 서막이 열렸다. 아차 하는 순간 하루 1500명, 2000명을 찍을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연일 확진자 수가 최다 기록을 이어감에 따라 12일부터는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실시된다. 초유의 '한국판 셧다운', 우리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거리두기가 완화될 것이라며 일상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포스트(Post) 코로나' '위드(With) 코로나' 시대를 어떻게 대비할 것인지가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백신에 거는 기대가 그만큼 컸다.

하지만 현실은 완전히 딴판이다. 당장 퇴근 후의 일상이 사실상 멈추게 된다. 정부의 '자만', 국민의 '방심'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1차적으로는 방역수칙을 어긴 사람들 잘못이 크다. 하루가 멀다 하고 방역수칙을 어긴 식당과 술집이 적발됐다는 뉴스가 들려온다. 조그만 식당에 10여명이 모여 왁자지껄 회식하는 모습, 한강공원에 옹기종기 둘러앉아 새벽까지 술판을 벌이는 모습을 보면서 '코로나19가 끝났나'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이런 와중에 민주노총은 정부의 신신당부를 묵살한 채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대규모 불법집회를 벌였다. 긴 한숨이 나온다.

정부의 조급증도 크게 한몫했다. 백신 접종률이 올라가자 정부는 거리두기 완화를 향해 가속페달을 밟았다. 지난 5월 말 1차 접종자에 대한 '실외 노(No) 마스크'를 예고했고, 6월 말에는 6인 이하 모임 허용 방침을 밝혔다. 델타 변이가 확산되는 시점에서, 백신 접종으로 방역에 대한 긴장감이 느슨해진 상황에서 정부가 기름을 끼얹은 셈이다.

늘 그렇듯 위기는 우리가 방심하는 순간, 그 틈을 비집고 찾아온다. 코로나19 역시 마찬가지다. 1차, 2차, 3차에 이번 4차까지 끝날 것만 같던 코로나19는 번번이 다시 되살아났고, 다시 퍼졌다. 희한하게도 정부가 소비쿠폰을 도입할 때마다 코로나19가 재유행했다. 지난해 6월 1600억원 규모의 소비쿠폰을 지급하기로 했지만 하루 만에 중단했고, 9월에는 4900억원을 편성했다가 시작도 전에 중단됐다. 정부가 잘못된 시그널을 준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거리두기 완화로 소비진작과 경제활성화를 기대했지만 4차 대유행이 현실화된 지금 우리 경제의 주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V'자 반등은 멀어져만 간다. 어렵사리 2차 추경을 통해 10조원이 넘는 경기진작과 위로금 명목의 재난지원금과 소비쿠폰 등을 마련했는데 모두 물거품이 될 위기다. 백화점, 대형마트, 전통시장 등의 출입이 잦아들면서 정책적 효과를 달성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 미국 메이저리그의 전설 요기 베라가 남긴 말이 자꾸 떠오른다. 오랜 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너나 할 것 없이 지쳐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지금은 참고 견뎌야 할 시간이다. 힘들더라도 모두가 백신 접종과 방역수칙 준수라는 원칙을 꾸준히 지켜야 코로나19의 종식을 기대할 수 있다. 그것이 우리 경제를 빨리 살리는 길이기도 하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생활경제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