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 "코인 입출금 제한하자"
제한하면 투자자 피해로 이어져
거절하면 실명계좌 영향 있을까 우려
[파이낸셜뉴스] NH농협은행이 실명계좌 계약을 맺고 있는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과 코인원에 트래블룰 시스템 구축 전까지 일시적으로 "코인 입출금을 중단하자"는 제안을 한 가운데 이들 거래소들이 이도 저도 못해 '전전긍긍'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한하면 투자자 피해로 이어져
거절하면 실명계좌 영향 있을까 우려
코인 입출금을 막을 경우 투자자들의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논란에 빠질 수 있는 데다가, 입금의 경우 기술적으로 막을 방법도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실명계좌'라는 고삐를 쥔 NH농협은행의 제안을 마냥 무시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농협 "일시적으로 코인입출금 제한하자"
4일 NH농협은행 관계자는 "특금법에 따라 트래블룰을 준수해야 하는데, 거래소들이 시스템을 당장 구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코인 거래를 일시적으로 제한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현재 거래소에서 검토 중이며, 우리 측과도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NH농협은행의 제안은 트래블룰 시스템 구축 전까지 다른 거래소나 지갑에서 빗썸이나 코인원으로, 빗썸이나 코인원에서 다른 거래소나 지갑으로 코인을 전송하지 못하게 하자는 것이다.
트래블룰은 가상자산의 거래 경로를 일일이 파악해 자금세탁 등 위법한 용도로 사용되지 않도록 하는 규정이다. 가상자산을 주고 받는 양쪽 당사자의 신원정보를 가상자산 사업자들이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에 따라 국내 가상자산 사업자들은 내년 3월부터 트래블룰이 적용된다.
빗썸·코인원, 이도 저도 못해 '전전긍긍'
빗썸과 코인원은 이도 저도 할 수 없는 난감한 상황에 처한 것으로 파악된다.
코인 출금의 경우 차단시킬 수 있다 해도, 입금의 경우 막을 방법도 없기 때문이다. 또 이용자의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논란이 일 수도 있다. 코인 입출금을 막은 상태에서 상장폐지 코인이 나올 경우 투자자들의 피해로도 이어질 수 있다. 코인마켓캡에서 거래액을 집계하는 국내 14개 가상자산 거래소 중 빗썸과 코인원의 거래액을 합친 비중은 약 25%로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
그렇다고 거절을 하자니 NH농협은행을 통해 실명계좌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걸린다. 제안을 받아 들이지 않아 NH농협은행이 실명계좌 제공을 중단하겠다고 나오면 특금법에 따른 사업자 신고접수를 못하게 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명계좌 확보를 하지 못한 거래소들의 줄폐업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금세탁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는 좋지만 결국 투자자의 자산을 보호를 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선량한 투자자들이 리스크에 노출된다는 점에서 업계가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김소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