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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공정위 ‘착한 프랜차이즈’ 사업 "예산 전용" 국가재정법 어겼다

전민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25 18:29

수정 2021.08.25 19:02

다른 사업 예산 1억3400만원 전용
임금체불 등 위법 본사 참여도 논란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가맹점주의 부담을 낮춰준 프랜차이즈 본사에 금융지원을 해주는 '착한 프랜차이즈' 사업이 국가재정법 위반이란 지적이 나왔다. 아울러 '착한 프랜차이즈'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해당 사업에서 임금체불 등 노동관계법을 위반한 본사도 참여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실과 당 정책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해당 사업을 위해 다른 사업 예산을 다른 용도로 전용, 국가재정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가 지난해 시작한 '착한 프랜차이즈'는 가맹본부(본사)가 코로나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맹점주에게 로열티 인하 등을 지원할 경우 착한프랜차이즈 확인서를 발급해주고 정책금리 인하, 보증료율 할인 등의 혜택을 주는 사업이다.

공정위는 이 사업을 통해 지난해 1년간 270개 가맹본부가 3만700여곳의 가맹점주에게 총 260억원을 현금지원했다고 홍보하고 있다.

문제는 해당 사업이 다른 사업 예산을 빼 끼워넣으면서 국가재정법 제46조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지난해 본예산이 확정된 후 당초 예산에 반영되지 않았던 코로나19 관련 민생경제종합대책의 일환으로 1억3400만원을 전용했다. 이 예산은 '재벌개혁'과 '대기업 견제' 목적을 담은 '독과점시장 감시체계 운영' 사업의 예산이었다.

그러나 공정위는 '코로나19 파급 영향 최소화와 조기 극복을 위한 민생 경제종합대책에 따른 착한 프랜차이즈 확인서 발급 추진을 위한 전용'이란 사유로 예산을 옮겼다.

국가재정법 제46조 3항 1호에는 '당초 예산에 계산해 올리지 않은 사업을 추진하는 데 전용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국가 재정지출이 확대된 상황에서 국가재정법을 위반한 것은 사업 추진의 성급함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평가다.

이종배 의원은 "취지가 좋다하더라도 국가 재정법 위반 등 예산 편성 및 집행 과정에서의 문제점은 드러난 만큼, 재발 방지를 위해 제도 점검 등 철저한 관리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공정위는 이같은 지적에 "문제가 된 부분은 새겨듣겠다"면서도 "사업 추진 당시 기획재정부의 승인을 받아 예산을 옮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논란에도 착한 프랜차이즈 사업은 올해도 진행된다. 공정위는 내달 1일부터 일부 조건을 개편한 내용으로 본사들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는다. 이후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위원회 심사를 거쳐 12월 중 착한프랜차이즈 사업자를 선정하고 확인서를 발급할 계획이다.

지난해엔 문제가 있는 프랜차이즈 본사가 사업에 참여하면서 논란을 빚기도 했다.
270곳 중에는 납품·협력업체를 압박해 부당이득을 챙긴 업체도 있었고, 임금체불·부당계약체결 등 노동관계법을 위반한 본사도 31곳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관리 부실이란 지적을 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올해 사업에선 결격 사유를 추가해 최근 1년간 법 위반 이력이 있는 경우 지원할 수 없도록 한 만큼, 명확한 기준으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단 지적이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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