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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차 연료전지 재료비 확 낮췄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02 12:00

수정 2021.09.02 15:53

에너지기술연구원, 백금사용량 80% 절감
제조공정도 단순화해 대량생산 길 열어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현대차 넥소.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현대차 넥소.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수소연료전지 핵심부품의 제조단가를 낮출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또한 핵심부품의 제조공정을 단순화해 넓은 면적으로 대량생산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수소연료전지에 들어가는 백금을 80% 절약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정치영 박사는 "이번 기술 개발로 수소차용 연료전지 막전극접합체(MEA) 단가를 30% 이상 줄일 수 있는 차세대 전극 제조 원천기술이 확보됐다"고 말했다. 또한 정 박사는 "전극직접코팅 방식을 써 MEA의 양산성도 확보해 정부가 목표로 하는 연료전지 보급률 달성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금이 들어가는 MEA는 실제 전기를 만드는 부분으로 연료전지 재료비용의 40%를 차지한다.
연구진은 백금 사용량을 0.5㎎/㎠ 에서 0.1㎎/㎠ 로 확 줄였다. 이는 미국 에너지부가 제시한 차량용 수소연료전지에 들어가는 백금 사용량의 최소 목표치를 2025년보다 앞서 달성한 것이다.

에너지기술연구원 연구진이 습식 전기분무 방식을 활용해 연료전지 MEA를 제조하고 있다. 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에너지기술연구원 연구진이 습식 전기분무 방식을 활용해 연료전지 MEA를 제조하고 있다. 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연료전지의 전극은 액체와 고체가 섞이는 공정으로 만들어진다. 수소이온을 촉매층 내부로 전달하는 이오노머가 백금과 혼합돼 있는 형태다. 제조과정에서 이오노머가 엉겨붙는 현상이 일어나 촉매의 성능을 떨어뜨린다.

연구진은 습식 전기분무 공정으로 전극 표면에 이오노머를 2나노미터 수준으로 정밀제어 해 얇고 균일하게 만들었다. 이 전극은 백금 촉매, 이오노머, 공극을 수직으로 배열해 반응에 필요한 이온, 전자, 산소의 이동거리를 최적화해 연료전지 성능을 높였다.

기존의 박막전극은 이오노머 함량을 낮출 경우 전극 표면의 촉매 함량이 증가해 친수성이 높아진다. 이렇게 되면 연료전지가 작동될때 생기는 물을 제거하기 어렵다. 이에 반해 새로 개발된 기술은 전극 위에 코팅된 이오노머의 형태를 제어해 발수성을 가지는 전극을 만들었다. 이렇게 하면 발전할때 생기는 물을 쉽게 제거해 연료전지 운전 성능 및 내구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운전모드때 전극속에 생기는 물이 연료를 전달하는 통로를 막아 연료공급부족 현상을 일으킨다. 또한, 전극 속에 차는 물은 연료전지를 부식시켜 내구성에도 악영향이다.

에너지기술연구원이 새로 개발한 신규 공정으로 제작된 전극층(왼쪽)이 초발수층으로 만들어져 육안으로도 알 수 있다. 오른쪽 사진은 기존 데칼전사 공정으로 제작된 전극 층. 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에너지기술연구원이 새로 개발한 신규 공정으로 제작된 전극층(왼쪽)이 초발수층으로 만들어져 육안으로도 알 수 있다. 오른쪽 사진은 기존 데칼전사 공정으로 제작된 전극 층. 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또한, 이 기술은 전극직접코팅 방식으로 공정이 단순하다. 뿐만아니라 양산라인으로의 확장성 역시 좋아 기존 공정 대비 설비 설치비용은 절반수준으로, 양산속도는 2배 이상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전망했다.


이 세계최고 수준의 연구결과는 환경공학 분야 저명 국제학술지인 '어플라이드 카탈리시스 비-인바이론멘탈(Applied Catalysis B-Environmental)'에 지난 8월 10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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