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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대량살상 무기 어디까지 왔나(하) [밀리터리 동서남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11 10:32

수정 2021.09.11 11:11

[파이낸셜뉴스]
북 대량살상 무기 어디까지 왔나(하) [밀리터리 동서남북]
출처=뉴스1·뉴시스·美 국립기록보관소(National Archives and Records Administration) 자료로 '대량살상무기(WMD, Weapons of Mass Destruction)' 이미지 합성. 그래픽=이종윤 기자
출처=뉴스1·뉴시스·美 국립기록보관소(National Archives and Records Administration) 자료로 '대량살상무기(WMD, Weapons of Mass Destruction)' 이미지 합성. 그래픽=이종윤 기자
지난 5월 5일 미국의 소리(VOA, Voice of America) 방송은 제니퍼 월시 미 국방부 국토방어·세계안보 담당 차관보 대행이 미 하원 군사위 정보·특수작전 소위원회 청문회에 4일 제출한 서면자료에서 '북한이 계속 핵과 생화학 무기를 추구하면서 국제 안정을 위태롭게 하고 전 세계 비확산 체계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윌시 대행은 이날 보고에서 "최근 몇 년 동안 러시아와 북한은 암살을 위해 화학무기를 사용해왔다" "중국 기업과 개인들은 계속해서 확산 관련 민감 물질을 북한과 이란 등에 이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 생물학무기·화학무기 10여개 시설에 최대 5000t가량 보유
북한은 6·25전쟁 직후 이른바 '가난한 나라의 핵무기"로 불리는 생물학무기·화학무기 개발에 지속적으로 전력투구해 왔다.

북한은 1954년부터 미생물연구소를 설립운영하면서 무기화가 완료되었으며, 실제 사용 가능성이 가장 높은 생물학무기는 탄저병과 천연두로 알려졌다.

북한은 탄저균, 장티푸스, 이질, 콜레라, 페스트, 브루셀라증, 야토병, 발진티푸스, 천연두, 유행성출혈열, 황열병, 보툴리눔 독소, 황우 독소 등 13종의 균체를 10여개 시설에서 최대 5000t가량 보유하고 있다.



미국 랜드연구소 브루스 베넷 박사는 "맑은 밤 30km² 면적의 서울 지역 일부에 탄저균 10kg을 살포했을 경우 최대 90만명이 사망할 것"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또 탄저균 100kg을 대도시 상공 위로 저공비행으로 살포하면 100~300만명이 사망할 수 있으며, 이는 1메가톤(1Mt=TNT 100만t)의 수소폭탄에 맞먹는 살상 규모로 히로시마 원폭 20kt의 약 50배에 해당하는 파괴력이다. 북한은 단거리 중·장거리 미사일 체계와 드론 등으로 이러한 무기의 다양한 투발 수단을 갖추었다고 평가된다.

북한 조선국방과학원이 2021. 03. 25일 "새로 개발한 신형전술탄도미싸일시험발사 진행하였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1988년 이후 90명의 과학자를 중국 은천 핵로켓기지에 파견, 중국으로부터 핵실험 기술 및 미사일발사 기술을 배운다. 1991년 7월 북한은 중국의 발사시설인 감숙성 은천 미사일 기지에서 사정거리 800km의 중거리 다탄두(MIRV) 탄도 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1991년 12월 6일 일본 월간 센타쿠지가 북한이 중거리 미사일 개발을 위해 230명의 육해공군 무기 전문가들을 중국 다롄 해군 기지에 파견·연수
북한 조선국방과학원이 2021. 03. 25일 "새로 개발한 신형전술탄도미싸일시험발사 진행하였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1988년 이후 90명의 과학자를 중국 은천 핵로켓기지에 파견, 중국으로부터 핵실험 기술 및 미사일발사 기술을 배운다. 1991년 7월 북한은 중국의 발사시설인 감숙성 은천 미사일 기지에서 사정거리 800km의 중거리 다탄두(MIRV) 탄도 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1991년 12월 6일 일본 월간 센타쿠지가 북한이 중거리 미사일 개발을 위해 230명의 육해공군 무기 전문가들을 중국 다롄 해군 기지에 파견·연수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처럼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는 중국이 매우 큰 기여를 해왔다. 실제로 FBI 홈페이지엔 500만달러의 현상수배범으로 중국 비밀무기상 1972년생 중국인 '리팡웨이'가 올라와 있다. 광섬유 자이로스코프 같은 첨단 미사일 부품들을 직접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다롄에 본사를 둔 림트(LIMMT)라는 회사는 1990년대 이란과 북한에 핵개발 부품을 판매했다. 리팡웨이의 장기간의 대규모 무기 밀매와 미국 정부의 신병인도 요청 거부 등은, 중국 정부가 이란과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과 지원에 관련돼 있다는 정황상 의심 증거들로 여겨진다. (사진=조선신보 캡처)사진=뉴시스
■비대칭전력 '제4의 전장' 北의 사이버전 수행능력
북한의 사이버 공격 능력이 전 세계적으로 회자된 건 2014년 소니픽처스 영화사 해킹 사건이다. 소니픽처스가 김정은을 희화화한 영화 ‘더 인터뷰’의 예고편을 내보내자, 북한 정부는 상영을 금지를 주장하며 소니픽처스를 위협했으나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해킹 공격을 감행해 소니픽처스 전산망에 연결된 데이터의 70%를 소실시켰다. 이로 인해 극장과 배급사들이 ‘더 인터뷰’의 상영을 거부했고, 결국 소니픽처스는 그 영화를 온라인으로 배포해야 했다.

북한이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여러개의 해킹그룹 중 세계 5대 해킹 그룹 (포천지 평가) '라자루스'가 있다. 국내 2012년 6월부터 2013년 3월 20일까지 일어난 '3·20 전산 대란' 사이버 공격으로 4만8000대의 컴퓨터와 서버·1만6000대의 현급 자동입출금기(ATM) 공격으로 피해액은 최소 8672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2016년 2월 방글라데시 중앙은행을 해킹해 900억원의 돈을 인출한 사건의 배후도 모두 '라자루스'로 알려졌다. 북한의 사이버 공격은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

군사적 측면에서도 사이버 공간은 이미 10여년 전부터 제4의 전장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침해 및 공격기술은 IT기술과 함께 급속히 발전했다.

오늘날의 정보·사이버전은 비대칭전력으로 분류되며 사이버스파이(Cyber Espionage), 사이버테러(Cyber Terror), 사이버전쟁(Cyber Warfare)으로 확대되고 있다. 전쟁으로서의 사이버전은 정보절취, 위·변조, 체계마비 등의 정보우세와 물리적, 심리적 공격의 위협을 포괄한다.

2014년 기준 북한 사이버 군은 5900명(한국 사이버 전사 600명)→2018년 국방백서에 보고된 6800여명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일 열병식을 보도했다. 북한의 사이버전 능력은 2013년 7월 美 로버트 네이크·리처드 클라크 공저 ‘사이버 전쟁'(CyberWar)에서 북한, 러시아, 중국, 이란, 미국 순으로 5개국 중 1위로 평가했으나 점수화 항목의 오류 논란이 있었다. 북한의 사이버전 능력은 평가기관마다 차이를 보이지만 대체로 세계 정상급으로 평가하는 데 큰 이견이 없다. 김정은은 "사이버전은 핵·미사일과 함께 우리 인민군대의 무자비한 타격 능력을 담보하는 만능의 보검(寶劍)"이라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평양 노동신문) 사진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일 열병식을 보도했다. 북한의 사이버전 능력은 2013년 7월 美 로버트 네이크·리처드 클라크 공저 ‘사이버 전쟁'(CyberWar)에서 북한, 러시아, 중국, 이란, 미국 순으로 5개국 중 1위로 평가했으나 점수화 항목의 오류 논란이 있었다. 북한의 사이버전 능력은 평가기관마다 차이를 보이지만 대체로 세계 정상급으로 평가하는 데 큰 이견이 없다. 김정은은 "사이버전은 핵·미사일과 함께 우리 인민군대의 무자비한 타격 능력을 담보하는 만능의 보검(寶劍)"이라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평양 노동신문) 사진=뉴스1
북한군은 질적으로도 국내 사이버 군보다 훨씬 앞섰던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은 초등학교 입학할 때부터, 컴퓨터에 자질 있는 영재를 뽑아서 대학교 졸업 때까지 16년간 사이버 전쟁 관련 기술을 가르친다. 교육을 이수하는 자세 또한 다르다. 북한 사이버 군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큰 명예이기 때문에 죽을 각오로 열심히 공부해 교과서에 있는 해킹 기술을 아예 통째로 외울 정도라고 알려졌다.

북한은 2009년 2월 정찰총국이 만들어지면서 산하에 전자정찰국 사이버전지도국(121국)을 창설했다. 121국은 다른 나라의 컴퓨터망에 침입해 비밀자료를 해킹하고 바이러스를 유포하는 사이버전 전담부대로 인력만 3천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별도로 북한의 총참모부 예하의 지휘자동화국은 컴퓨터바이러스 전문요원과 참모요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31소와 32소, 56소가 군 관련 프로그램과 함께 해킹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에서의 정보변조 공격은 군의 C4I체계에 침투된 악성코드로 정보를 왜곡하거나, 국민들이 보는 신문, 방송, 라디오 등 뉴스 매스미디어 매체와 스마트폰 등에 위·변조된 정보를 배포해 전쟁과 관련한 오판을 유도하는 방법으로 사용될 수 있다.

육군 신임 장교들이 지난 10일부터 강원 인제군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KCTC)에서 진행 중인 '신임장교 과학화 전투훈련'에서 K2전차 포신에 마일즈 장비를 장착하고 있다. C4I 체계란(ATCIS, Army Tactical Command Information System=군전술지휘정보체계) Command, Control, Communication and intelligence의 약자인 C3I에 Computer를 합친 용어다. 전장에서 지휘관이 성공적인 실시간 작전대응능력을 갖도록 지원하는 지휘통제체계다. 감시정찰·상황인식·작전지침하
육군 신임 장교들이 지난 10일부터 강원 인제군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KCTC)에서 진행 중인 '신임장교 과학화 전투훈련'에서 K2전차 포신에 마일즈 장비를 장착하고 있다. C4I 체계란(ATCIS, Army Tactical Command Information System=군전술지휘정보체계) Command, Control, Communication and intelligence의 약자인 C3I에 Computer를 합친 용어다. 전장에서 지휘관이 성공적인 실시간 작전대응능력을 갖도록 지원하는 지휘통제체계다. 감시정찰·상황인식·작전지침하달·세부작전지시·공격 등 감시·결심·타격을 연계해 전장을 가시화하는 네트워크 중심전(NCW)을 구현하는 핵심 체계다. (육군 제공) 사진=뉴스1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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