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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파업은 피했지만… 적자 폭탄은 '째깍째깍' [이슈분석]

노조 갈등 불씨 여전
만성적자 해결할 근본대책 없이
"강제 구조조정 없다" 일단 '봉합'
요금 인상 대신 자산매각 택할 듯
서울 지하철 파업은 피했지만… 적자 폭탄은 '째깍째깍' [이슈분석]
서울교통공사 사측과 노동조합이 14일 예고된 지하철 총파업을 앞두고 극적인 합의에 도달하면서 파업으로 우려된 교통 대란은 피할 수 있게 됐다. 지난 13일 오후 11시40분께 잡정 합의안을 마련한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과 김대훈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위원장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제공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사측과 노동조합이 14일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지하철 총파업은 막았지만 후폭풍은 거셀 전망이다. 날로 커지는 적자 보전 방안에 대한 뚜렷한 해결책이 없어 구조조정 논의가 또다시 고개를 들 경우 파업 등의 사태는 언제든지 벌어질수 있어서다. 이날 서울교통공사는 핵심 쟁점이었던 구조조정 안에 대해 한발 물러서고 노조와 경영 정상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하철의 만성 적자를 타개할 뚜렷한 대안이 없어 '미봉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누적되고 있는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수송 요금 인상이나 무임수송 손실보전이 있어야 가능해서다. 결국 권한을 가진 정부 및 지자체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요금인상'외에 대안 없어

14일 서울시와 서울시교통공사등에 따르면 지난 2017년 5월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가 합병한 후 매년 50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해오던 서울시교통공사는 코로나19에 따른 승객 감소 여파로 지난해 1조113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는 이보다 큰 1조6000억원 안팎의 적자가 예상된다.

문제는 코로나19 상황이 해소된다고 해도 적자는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서울교통공사의 적자는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교통공사의 지하철 요금은 지난 2015년 1250원으로 인상된 후 현재까지 동결 상태다. 이에 따라 지하철 승객 1명당 손해액은 지난해 기준 770원 수준이다. 결국 서울교통공사의 재정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권한을 가진 서울시와 서울시 의회가 요금 인상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취임 후 서울교통공사 적자 문제에 대해 "대중교통 요금 인상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비용을 줄이는 게 전제돼야 한다"며 요금 인상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다만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가 있는 만큼 지하철 요금 인상이 검토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더구나 행정적으로도 요금 조정을 위해서는 '대중교통 기본 조례'에 따라 시민공청회, 시의회 의견청취, 물가대책위원회 심의 등의 절차를 모두 거쳐야 한다.

따라서 서울교통공사는 우선 자산을 매각해 재정난을 타개하는 방안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사당복합환승센터 부지, 창동차량기지 부지 지분, '알짜배기' 땅인 용산4구역 보유자산 등을 매각할 것으로 보인다. 모두 매각될 경우 공사는 총 8000억원의 수입이 발생한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핵심은 재정적자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이번 노사합의는 재정적자 문제와는 별도로 경영여건 개선에 노사 양측이 계속해서 함께 노력하자는 것을 담았다라고 전했다.

■무임수송 국비 보전 이뤄질까

무엇보다 요금인상과 함께 고려돼야 할 것이 무임수송 국비 보전이다. 지하철 무임수송 대상은 만 65세 이상 노인,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이다. 이 중 무임수송 대다수는 65세 이상이 차지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무임수송로 인한 서울교통공사의 손실은 연평균 3368억원으로 당기순손실의 53%를 차지한다. 내년에도 서울 지하철 무임수송 손실은 4500억원이 예상되며 저출산·고령화 흐름을 고려하면 무임수송 손실은 앞으로 눈덩이처럼 커질수 밖에 없다.

파업이 철회된 만큼 국회에서 지하철 무임수송 비용에 대한 국비지원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통과까지 난항을 겪을 가능성은 남아있다.
서울교통공사 노사는 '공익서비스(무임수송) 국비보전 정부·서울시에 노사 공동으로 건의'하기로 합의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지난 7월 31일 국무회의에서 "무임승차 손실을 정부가 보전해야 한다"고 밝히는 등 서울시도 비슷한 입장이다.

노사 합의 이후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노사 모두 재정난 해소를 위해 공익서비스 비용의 국비보전은 꼭 필요하다고 공감하는 만큼 앞으로도 상호 양보와 협력의 모범적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위기상황을 함께 헤쳐나가겠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