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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기한 D-10 국내 가상자산 시장..."시장 독과점 걱정"

포블게이트 원화마켓 일시종료 공지
9개 거래소 원화마켓 종료 결정
트래블룰·과세 '산 넘어 산'
[파이낸셜뉴스]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에 따른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기한이 열흘 남은 가운데 실명계좌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한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속속원화마켓을 종료하고 있다.

현재 대형 거래소 3사만 가자산 사업자 신고를 접수한 가운데, 가상자산 업계는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경쟁을 통한 서비스의 품질 및 기술 발전이 가로막힐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포블게이트도 원화마켓 종료

신고기한 D-10 국내 가상자산 시장..."시장 독과점 걱정"
포블게이트는 원화마켓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비트코인(BTC)을 기초자산으로 코인 간 거래를 지원하는 비트코인BTC마켓을 오는 23일부터 오픈하기로 했다. /사진=포블게이트

가상자산 거래소 포블게이트는 원화마켓을 중단하고 가상자산 간 거래를 지원하는 비트코인(BTC) 마켓을 오픈한다고 15일 밝혔다. 원화 거래는 22일까지 지원하며, 23일부터 BTC마켓으로 전환한다. 원화를 통한 가상자산 거래는 일시 종료하며, 원화 출금은 수수료 없이 10월 31일까지 지원한다.

포블게이트는 "실명계좌 확보에 대한 은행과의 협의가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며, 일단 코인마켓 거래소로 신고한 후 실명계좌를 확보할 때까지 잠정적으로 원화마켓 거래를 중단한다"고 전했다.

특금법에 따라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받고, 자금세탁방지(AML)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특히 이용자들이 원화를 입금해 가상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원화마켓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도 확보해야 한다. 그런데 현재 실명계좌를 확보하지 못해 원화마켓을 종료하는 중소 거래소들이 속출하고 있다.

24곳 중 9곳 원화마켓 중단

신고기한 D-10 국내 가상자산 시장..."시장 독과점 걱정"
사업자 신고를 하지 않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24곳 가운데 9곳은 이미 원화마켓 중단을 결정했다. /사진=뉴스1로이터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에 따르면 9월 10일 현재 ISMS 인증을 받은 가상자산 거래소는 28곳이다. 실명계좌를 확보해 금융정보분석원(FIU) 신고를 마친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의 4개 거래소를 제외한 24개 거래소는 실명계좌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24곳 중 9곳은 원화마켓 운영 중단을 결정했다.

신고기한까지 열흘을 남겨두고 있지만 추석연휴 및 주말 총 5일을 제외하고 사실상 5일 안에 실명계좌를 확보하지 못하면 원화마켓을 종료한 뒤 신고해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 이날 원화마켓 종료를 선언한 포블게이트에 앞서 비블록, 빗크몬, 오케이비트, 와우팍스, 코어닥스, 텐앤텐, 프라뱅, 플라이빗이 원화마켓 운영을 이미 종료했거나 종료를 앞두고 있다. 이 외에 중소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여전히 실명계좌 확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4대 거래소를 제외한 주요 중소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여전히 실명계좌 확보 노력을 지속하고 있으며, 은행의 판단만을 기다리고 있다"며 "만약의 경우 원화마켓 전환을 플랜B로 생각하고 있지만 실명계좌를 반드시 확보해 기한 내 신고를 완료한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규제 강화→시장 축소...日 전철 '우려'

신고기한 D-10 국내 가상자산 시장..."시장 독과점 걱정"
국가 통화별 비트코인(BTC) 거래량 /사진=코인힐스

업계에서는 신고 이후의 시장 상황을 보고 있다. 만약 추가로 3~4개 거래소가 실명계좌를 확보해 신고를 완료한다면 규모의 경제가 형성되고 거래소 간 미래지향적인 경쟁이 가능하다는 수 있다. 반면 결국 4대 거래소 외에 다른 거래소들이 실명계좌 확보에 실패할 경우 시장이 크게 축소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특히 정부의 강력한 규제 원칙이 지속될 경우 거래소 수에 관계없이 국내 시장 위축 결과가 반드시 이어질 것이라 예상한다.

가상자산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지금처럼 가상자산 거래를 투기로 보며 강력한 규제 기조를 이어갈 경우 결국 시장은 축소될 수 밖에 없다"며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글로벌 가상자산 산업에서 우리나라는 도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일본 사례가 그렇다. 일본은 2014년 가상자산 거래소 마운트곡스에서 비트코인 85만개가 도난 당하자 제도화를 시행했다. 2016년 자금결제법 개정을 통해 거래소들이 정부에 등록을 해야 사업을 할 수 있게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거래소발 사고가 이어졌고 정부는 규제 강화를 선택했다.

정부의 강력한 시장 개입은 시장이 위축으로 이어졌다. 코인힐스에 따르면 한 때 국가 통화별 비트코인 거래량 1위를 달렸던 일본은 현재 4.05%의 점유율을 보이며 4위로 떨어졌다. 현재 우리나라는 4.39%로 3위인데, 정부가 규제 강화 기조를 이어갈 경우 일본 같은 상황이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파이낸셜타임스는 13일(현지시간) 한국의 가상자산 규제 정비로 거래소의 3분의 2가 폐쇄돼, 3조원이 증발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른바 '김치코인'들의 거래가 불가능해지는 데 따른 예측치다.

또 다른 가상자산 거래소의 관계자는 "가상자산 업계는 트래블룰 및 가상자산 과세 등의 이슈까지 앞두고 있어 실명계좌를 확보해 신고를 한다 해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블록체인 및 가상자산 산업의 진흥이라는 큰 틀 안에서 제도화를 고려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