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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과학' 어때]토르의 망치를 들어봐요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12 15:00

수정 2021.11.12 14:59

[파이낸셜뉴스] 제가 주로 소개하는 곳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속해 있는 과학관들입니다. 이곳은 과거와 현재, 미래의 과학기술을 보고, 듣고, 직접 체험까지 할 수 있는 공간이죠.

여기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어떻게 하면 국민들이 과학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전시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내용은 전국의 과학관에서 일하는 연구사들이 개발한 전시품입니다. 5개의 국립과학관과 국립청소년우주센터, 한국과학관협회에서 총 20점을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전국 과학관 개발 전시품 공동 전시회'를 28일까지 대전에 있는 국립중앙과학관에서 갖고 있습니다. 이 전시회는 올해까지 총 4년째 진행하고 있습니다.


과학관에서는 이 전시품을 전국에 있는 소규모 과학관으로 순회전시도 준비하고 있다고 하네요. 이번 전시가 끝나면 12월부터 1월까지 경기도 부천로보파크에서도 한다고 합니다.

그럼 전시된 작품중 몇개만 소개하겠습니다.

한국과학관협회에서 개발한 전시품 '토르의 망치'는 전자석의 원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전류가 흐르면 자기력을 갖게 돼 끌어당기는 힘이 커지지만 전류가 흐르지 않으면 자기력이 사라져 쉽게 들어올릴 수 있다. 중앙과학관 제공
한국과학관협회에서 개발한 전시품 '토르의 망치'는 전자석의 원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전류가 흐르면 자기력을 갖게 돼 끌어당기는 힘이 커지지만 전류가 흐르지 않으면 자기력이 사라져 쉽게 들어올릴 수 있다. 중앙과학관 제공
■토르의 망치
많이 익숙한 망치죠. 맞습니다. 마블에 나오는 히어로중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천둥과 폭풍의 신 '토르'가 들고 다니는 망치입니다.

전시장을 찾은 사람들은 영화처럼 이 망치를 쉽게 들지 못하고 있네요. 정말 어마어마하게 무거운 망치여서일까요?
사실은 여기에도 과학이 숨어 있습니다. 바로 전자석의 원리입니다. 전자석은 전류를 이용한 자석으로 전류가 흐르면 자기력을 갖게 돼 엄청난 힘을 써야 들어올릴 수 있습니다.

과학관에 있는 분에게 물어보니 전류가 흐를때는 이 망치가 280㎏ 무게를 들어올리는 것과 같은 힘을 줘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전류가 흐르지 않으면 자기력이 없어서 평범한 망치에 불과합니다. 우리 주변에도 이런 전자석의 특성을 이용해 만든 여러 편의장치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자동문이나 기중기 등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죠. 이와 반대로 전류가 흐르면 서로 밀어내는 큰 힘을 이용하는 자기부상열차도 있습니다.

국립중앙과학관에서 개발한 전시품 '해시계 시뮬레이터'는 태양의 위치에 따라 그림자의 길이와 방향을 계산할 수 있다. 현재 날짜에 맞춰 관측자가 서 있으면 그림자에 의해 시간을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중앙과학관 제공
국립중앙과학관에서 개발한 전시품 '해시계 시뮬레이터'는 태양의 위치에 따라 그림자의 길이와 방향을 계산할 수 있다. 현재 날짜에 맞춰 관측자가 서 있으면 그림자에 의해 시간을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중앙과학관 제공
■광합성과 태양광발전 원리
이 전시품은 '해시계 시뮬레이터'입니다. 야외라면 해의 위치에 따라 해시계의 원리를 볼 수 있겠지만 전시장이 실내여서 불가능하죠. 그래서 실내에서도 해시계를 재현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왼쪽에 놓여 있는 손전등을 가지고 빛을 비춥니다. 하지선과 춘분·추분선을 따라서 손전등을 움직이면 위치에 따라 그림자의 길이와 방향도 바뀝니다.

국립광주과학관에서 개발한 전시품 '빛으로 빛을 켤 수 있을까'는 식물의 광합성과 태양광 발전의 원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중앙과학관 제공
국립광주과학관에서 개발한 전시품 '빛으로 빛을 켤 수 있을까'는 식물의 광합성과 태양광 발전의 원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중앙과학관 제공
이 작품의 이름은 '빛으로 빛을 켤 수 있을까'입니다. 앞에 있는 시작버튼을 누르면 위에서 빛이 나옵니다. 그러면 꽃잎이 펼쳐지고 꽃잎과 암수술에서 빛이 나옵니다. 그러다 손으로 빛이 나오는 곳을 막으면 꽃잎이 닫히고 불이 꺼집니다.

이 작품은 빛으로 전기를 만들어내는 태양광 발전과 식물들의 광합성 작용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식물들은 빛을 받으면 잎에 있는 엽록체의 틸라코이드 막에서 광전효과가 일어나면서 이 에너지로 여러가지 반응이 연쇄적으로 일어납니다. 광합성을 하는 생명체는 그 에너지를 여러 형태로 전달합니다. 최종적으로 물과 이산화탄소를 생명체가 사용 가능한 에너지와 산소를 만들죠.

국립과천과학관에서 개발한 전시품 '드라이어'는 드라이어의 디자인과 원리를 관람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중앙과학관 제공
국립과천과학관에서 개발한 전시품 '드라이어'는 드라이어의 디자인과 원리를 관람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중앙과학관 제공
■똑똑한 인공지능 카메라
이 작품은 우리가 머리카락을 말릴때 사용하는 '드라이어'입니다. 드라이어는 100년전에 만들어졌다고 하는데요. 디자인과 원리는 아직도 그대로라고 합니다. 앞부분에 있는 열선에 전기를 통하게 하면서 과열이 되고 원형으로 된 뒷부분에서 모터로 펜을 돌려 바람을 일으켜 따뜻한 바람으로 머리카락을 말립니다.

국립부산과학관에서 개발한 전시품 'AI 사물인식 카메라'는 카메라에 사물이나 동물, 사람을 보여주면 인공지능이 학습한 정보를 바탕으로 정답을 보여준다. 중앙과학관 제공
국립부산과학관에서 개발한 전시품 'AI 사물인식 카메라'는 카메라에 사물이나 동물, 사람을 보여주면 인공지능이 학습한 정보를 바탕으로 정답을 보여준다. 중앙과학관 제공
다음은 '인공지능 카메라'입니다. 중앙과학관 연구사가 카메라 앞에 있으니 '사람'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카메라에 사물이나 사람을 보여주면 인공지능이 사물을 인식하고 분석해 분류해 줍니다. 일반적인 컴퓨터 프로그램은 데이터를 입력하면 사람이 미리 정해놓은 규칙에 따라 답을 내놓습니다. 인공지능에 적용되는 머신러닝은 입력 데이터와 답을 학습해 규측을 만드는 프로그램입니다.

인공지능 사물인식 알고리즘을 만들기 위해 먼저 수많은 사물의 사진을 보여줍니다. 프로그램은 사진의 여러가지 특징을 분석하고 분류합니다.

사진에서 보듯이 인공지능 카메라가 머신러닝을 통해서 사람과 쇼파를 인식해서 표시해주고 있습니다.

[여기 '과학' 어때]토르의 망치를 들어봐요


과학이라는 단어를 보는 순간 '어렵다', '딱딱하다', '다른 세상의 얘기'라는 생각이 가장 많이 떠오른다고 합니다. 저 또한 과학 관련된 곳을 처음 출입했을때 마찬기지였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귀 기울여보면 우리 일상에서 많이 접했던 것들입니다. 과학분야에서 쓰는 단어들이 좀 어려울 뿐이죠. 그래서 어린이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지 고민해 봤습니다.
국내 여러 곳에는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마련된 공간이 있습니다. 오늘 이 글을 보셨다면 가족이나 친구, 연인이 함께 제가 소개한 곳을 찾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요.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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