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유업계 경쟁사들 논란에 매일유업 '반사이익' 얻을까

뉴시스

입력 2021.12.14 05:00

수정 2021.12.14 05:00

기사내용 요약
불가리스 논란으로 홍역 치른 남양유업, 현재도 오너 리스크 진행중
서울우유 여혐 논란으로 도마에 올라…일부 소비자 불매운동 주장해
매일유업, 미담 재조명 등 긍정 여론 확산…업계 신뢰도 하락은 문제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최근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발표로 빚어진 논란과 관련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남양유업 본사 대강당에서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며 눈물 흘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5.0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최근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발표로 빚어진 논란과 관련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남양유업 본사 대강당에서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며 눈물 흘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5.0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남양유업과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오너 리스크와 여성 혐오 논란 등으로 잇따라 구설수에 오르자 경쟁사인 매일유업이 표정관리를 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타사 제품 거부감이 높아질 수록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매일유업의 미담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집중 조명되는 모습이다. 유제품 구매력이 높은 맘카페에서도 미담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은 향후 실적 상승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요소로 분석된다.

13일 유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불가리스 논란으로 올 한해 홍역을 치렀다.

지난 4월 개최된 '코로나19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내용을 발표했다가 논란을 빚은 것이 시작이다.

소비자들은 남양유업에 대한 불매운동을 거론하며 회사를 압박했다.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자 홍원식 회장은 공식 석상에 나서 회장직 사퇴는 물론 회사 매각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홍 회장은 이후 한앤컴퍼니와 지난 5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지만 양측은 계약 내용에 대한 간극을 줄이지 못하고 결국 매각은 결렬, 법정 공방을 벌이게 됐다. 오너 리스크는 한앤코와의 법정 공방이 끝나는 기간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이후 홍 회장은 한앤컴퍼니와의 법적 분쟁 해결을 전제로 대유위니아그룹에 지분을 매각하기로 했다. 불가리스 사태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던 회사를 정상화시키고 소송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일련의 사태로 인해 남양유업을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실망감은 극대화됐다. 대규모 불매운동이 벌어진 것은 아니지만 기업 이미지 실추에 따른 매출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남양유업은 올해 1분기 실적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25% 감소한 매출액 2309억원과 영업적자 138억원(적자지속)을 기록했지만 2분기와 3분기 실적은 소비자들의 외면 속 하락폭을 키우고 있는 중이다.

2분기에는 매출액 2396억원(-1.87%), 영업적자 212억원의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3분기에는 적자 폭이 2분기 대비 더욱 크게 증가했다. 이 회사는 3분기 실적으로 매출액 2401억원(-2.34%), 영업적자 230억원을 기록했다.

(출처=뉴시스/NEWSIS)
(출처=뉴시스/NEWSIS)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최근 여성이 젖소로 변하는 광고 영상을 게재했다가 여혐 논란에 휩싸였다. 서울우유 측은 여성이 아니라 사람이 젖소로 변하는 설정이라는 해명을 내놨지만 논란은 더욱 확산되는 모습이다.

네티즌들은 영상에서 여성을 젖소로 비유하고 불법 촬영을 하는 모습을 담은 데 대해 불쾌함을 드러냈다. 서울우유는 뒤늦게 공식 사과문을 올리고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네티즌들은 "이 광고 실화냐", "서울우유는 성인지감수성이 없는 것이냐", "여자가 젖소로 변하다니 역겹다"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울우유 불매운동을 전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중이다.

한 네티즌은 "이런 내용이 광고로 제작될 때까지 아무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은 것이 이상하다"며 "남양유업에 이어 서울우유도 불매운동을 해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가 2014년 제작한 웹툰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 '밀키'가 도마에 오르는 모습이다. 밀키가 젖소를 연상시키는 얼룩무늬 원피스를 입고 등장하는 것이 문제가 됐다.

밀키는 인기를 한 몸에 받는 캐릭터로 그려졌지만 네티즌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젖소 무늬 원피스를 입고 목에는 소에게 다는 방울을 달고 있는 캐릭터를 통해 우유를 홍보하는 의도를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이 다수 나온다.

한 네티즌은 "예전에 만들어진 웹툰이라고 해도 여자를 동물에 비유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여성을 우유나 만들어내는 존재로 비유하고 있는 내용을 그대로 허락했다는 것은 유업계의 성인지 감수성이 그만큼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이유만으로도 서울우유에 대한 불매 이유는 충분하다"고 각을 세웠다.

(출처=뉴시스/NEWSIS)
(출처=뉴시스/NEWSIS)

경쟁사들의 논란에 표정 관리를 하고 있는 기업도 있다. 매일유업이 그 주인공인다. 이 회사는 경쟁사들이 논란을 빚고 있는 와중에도 미담이 확대, 재생산되며 소비자들로부터 호감도를 높이고 있는 중이다.

20년 넘게 선천성 대사 이상 질환을 앓고 있는 아이를 돕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선천성 대사 이상 질환을 겪는 아이는 아미노산을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하거나 없어서 모유를 먹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우리나라에서는 5만명 중 1명 수준으로 이 질환을 앓고 있다. 매일유업은 이를 돕기 위해 1999년 특수분유 8종 12개 제품을 개발해 21년째 공급하고 있다. 손해를 감수하면서 아이를 돕기 위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중이다.

독거노인 집을 방문해 소화가 잘되는 우유를 배달하고 안부를 묻는 '어르신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도 매일유업의 미담으로 거론된다.

이외에도 높은 여직원 근속연수, 여성 임직원 비율, 여성 직원이 출산을 할 경우 제공되는 다양한 복지 혜택 등이 최근 SNS 상에서 네티즌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매일유업의 실적도 양호하게 나오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실적으로 매출액 1조1494억원, 영업이익 65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5.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우유 시장이 축소되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매일유업이 경쟁사 대비 좋은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는 셀렉스를 앞세워 국내 단백질 성인영양식 시장 공략에 성공했기 때문"이라며 "경쟁사들이 구설수에 올랐다고 매일유업의 실적이 큰 폭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유업계에서 불미스러운 사건이 자꾸 발생할 경우 시장 규모가 더욱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며 "꾸준한 소비가 이뤄져야 하는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유업계에서 소비자들의 신뢰도 하락 현상이 발생했다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실시간핫클릭 이슈

많이 본 뉴스

한 컷 뉴스

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