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환경

일회용 카메라는 정말 한 번만 사용 가능할까? [지구를 사랑하는 장한 나]

이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2.18 08:45

수정 2021.12.18 08:44

필름 갈아끼우면 재사용 가능
'업사이클링 카메라' 판매 업체도 등장
일회용 필름 카메라를 재활용한 업사이클링 카메라 / 사진=임예리 기자
일회용 필름 카메라를 재활용한 업사이클링 카메라 / 사진=임예리 기자

[파이낸셜뉴스] 최근 몇 년 간 대중문화는 물론 유통·산업계에는 뉴트로(New-tro, 신복고) 열풍이 불었다.

이에 6공 다이어리·LP판·카세트테이프 등 '아날로그 감성'을 담아내는 제품들이 인기를 끌었다.



일회용 카메라, 다시 사용할 수 있다고요?

디지털 시대의 개막과 함께 자취를 감췄던 일회용 필름 카메라도 뉴트로 바람을 타고 다시 등장했다.

후지필름에 따르면 일회용 필름 카메라의 2017년 상반기(1~7월) 판매량은 전년 대비 20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회용 카메라를 한 번이라도 사용해 본 사람에게 생기는 궁금증이 하나 있다. 바로 '이 카메라를 정말 한 번 밖에 사용하지 못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이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일회용 카메라는 사용자 입장에서 다회용으로 출시된 제품은 아니다. 하지만 조금의 수고를 감수한다면 다시 사용할 수 있다.

준비물은 일회용 카메라, 새 필름, 일자 드라이버, 철사(이쑤시개) 등으로 간단하다.

제품에 부착된 스티커를 벗겨내고 카메라 뒷면을 분리한 뒤 새 필름을 장착, 다시 조립하면 된다. 이후 필름을 감아주면 재사용이 가능하다.

이를 직접 실행해 본 사람들은 개인 블로그나 유튜브 등에 후기를 남기기도 한다. 제로 웨이스트나 업사이클링 등 자원 순환에 관심이 많은 이들에게 특히 호응이 좋다.

일회용 카메라를 재활용해 제작한 '업사이클링 카메라'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업체도 등장했다.

잘 썩지 않는 플라스틱 부품들로 만들어진 일회용 카메라는 한 번 땅에 묻히면 끝이다. 하지만 이렇게 업사이클링 과정을 거친다면 평균 30~40회 정도 더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재활용 No 새활용 Yes, 업사이클링이란?

업사이클링은 재활용이라는 의미의 '리사이클링(Recycling)'에 개선을 뜻하는 '업그레이드(Upgrade)'를 결합한 단어다. 우리말로 순화한 표현은 '새활용'이다.

버려지는 것들을 단순히 재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친환경적 디자인·기술 등을 더해 새로운 가치를 지닌 제품으로 만드는 과정이다.

플라스틱·재활용 의류·폐현수막 등을 업사이클링 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공간이나 소품과 같은 인테리어 분야에도 적용된다.

추석 연휴가 끝난 23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시자원순환센터에 추석 연휴동안 수거된 스티로폼 상자들이 쌓여있다. / 사진=뉴스1
추석 연휴가 끝난 23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시자원순환센터에 추석 연휴동안 수거된 스티로폼 상자들이 쌓여있다. / 사진=뉴스1

재활용은 버려지는 제품을 고치거나 재처리하는 과정에서 다량의 에너지를 필요로 하고, 탄소를 발생시키는 등의 환경문제를 야기한다. 또 재활용 공정 중 제품의 품질이나 가치가 떨어지기도 한다.

반면 업사이클링은 별도의 공정 없이 쓸모없는 물건을 새로운 가치를 지닌 제품으로 만드는 과정이다. 자원 낭비와 폐기물 발생이 감소하고 재처리 과정에서의 각종 오염도 줄어 '친환경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대표적인 업사이클링 브랜드로는 스위스의 프라이탁(FREITAG)이 있다. 프라이탁은 트럭 방수천, 자동차 안전벨트, 폐자전거의 고무 등을 활용해 업사이클링 가방을 제작한다.

지난 2018년 발간된 '폐기물의 재탄생:업사이클산업 육성'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약 100여 개의 업사이클링 브랜드가 존재한다.


이 중 '터치포굿'은 현수막이나 광고판 등 짧게 쓰이고 버려지는 자원을 업사이클링 해 생활용품을 만든다. 코오롱 인더스트리의 업사이클링 브랜드 '래코드(RE;CODE)'는 연간 40억 원 규모로 소각되던 재고 의류를 이용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sunset@fnnews.com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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