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환경

진짜고기vs식물성고기..블라인드 테스트 결과는? [지구를 사랑하는 장한 나]

양문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2.11 08:45

수정 2021.12.13 19:24

예전에 알던 콩고기 아냐
기술 발전으로 맛, 식감 비약적 개선 
모르고 먹으면 진짜 고기로 느낄 정도
친환경 장점까지 갖춘 대체식품
식물성 고기 패티를 넣은 햄버거와 일반 햄버거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했다/사진=[지구를 사랑하는 장한 나] 유튜브
식물성 고기 패티를 넣은 햄버거와 일반 햄버거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했다/사진=[지구를 사랑하는 장한 나] 유튜브

[파이낸셜뉴스] 식물성 고기라는 말이 낯설 수 있다. 하지만 낯선 이름과 달리 한국인이라면 이미 식물성 고기를 먹어본 경험이 있다. 짜장라면 속 진짜 고기인 척 하던 그 콩고기가 바로 요즘 말하는 식물성 고기다.

식물성 고기는 식물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만든다. 진짜 고기와 원료가 다른 만큼 맛, 식감, 향에서 차이가 난다. 2019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소비자 설문조사에서 '식물성 고기에 불만족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61.3%는 맛을, 28.8%는 식감을 꼽았다.


그럼에도 환경과 건강을 생각해 식물성 고기를 찾는 이가 늘고 있다. 기술 발전으로 맛과 식감이 비약적으로 좋아진 탓도 있다. 대체식품 가운데서도 식물 단백질 식품이 세계 시장 규모의 87.2%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진짜 고기 맛과 얼마나 비슷할까?

식물성 고기로 만든 샌드위치, 햄버거 등이 잇달아 출시되면서 맛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지구를 사랑하는 장한 나]를 연재하는 기자들이 직접 식물성 고기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해 봤다.

두 개의 햄버거를 준비한 뒤, 한 햄버거에만 식물성 고기 패티를 넣었다. 테스트에 참여한 기자 두 명은 어느 것이 진짜 고기인지, 식물성 고기인지 모른 채 햄버거를 시식했다.

정답을 맞혔을까? 결과는 모두 단박에 알아맞혔다. 콩고기의 질감이 느껴지긴 하지만, 예전에 먹던 콩고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진짜 고기와 비슷하다고 했다. 모르고 먹으면 일반 햄버거로 느낄 정도로 맛있다고 평했다.

특히 구운 고기의 불향과 육즙, 조직감을 잘 구현했다. 대체육 선두업체인 미국의 '비욘드미트'는 자사 패티를 그릴에 구울 것을 권장하는데, 식물성 지방을 가열하면 고기 지방과 비슷한 느낌을 낸다고 한다. 여기에 더해 상온에서 굳어 있던 패티 속 오일이 녹으면서 소고기 육즙 맛을 만든다.

식물성 고기를 먹어야 하는 이유

식물성 고기는 미래 식량 자원으로 손꼽힌다. 기존 육류보다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고, 자원 사용량도 매우 적은 편이다. 동물복지 관점에서도 문제가 없는 게 장점이다.

진짜 고기를 만들려면 소를 키워야 한다. 소 한 마리가 트림이나 방귀로 내뿜는 메탄가스의 양은 연간 100kg에 달하는데, 이는 소형차 한 대가 배출하는 양과 맞먹는다.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지구온난화에 23배 더 치명적인 물질이다. 메탄가스를 뿜어내는 가축용 소가 전 세계에 10억 마리라고 하니, 식물성 고기가 친환경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식용 소는 메탄가스를 많이 내뿜기 때문에 식물성 고기가 친환경 대체육으로 평가 받고 있다. /사진=[지구를 사랑하는 장한 나] 유튜브
식용 소는 메탄가스를 많이 내뿜기 때문에 식물성 고기가 친환경 대체육으로 평가 받고 있다. /사진=[지구를 사랑하는 장한 나] 유튜브

식물성 고기는 사회적 비용도 줄여준다. 노르웨이 비영리단체 '잇(EAT)'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식습관 보고서>에서 G20 국가가 전 세계 식품 관련 온실가스 배출량의 75% 차지한다고 밝혔다.

G20 국가가 채소나 곡물, 견과류는 상대적으로 적게 먹고 유제품과 소고기를 많이 먹는데, 육류와 유제품 소비를 줄이면 현재 온실가스 감축에 들어가는 비용을 최대 40%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진짜 고기 대신 식물성 고기를 먹을수록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 나아가 기후위기를 늦출 수 있다.
진짜 고기를 완전히 끊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지만, 열 번 중 서너 번이라도 식물성 고기로 대체하는 건 가능하지 않을까.


sun@fnnews.com 양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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