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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꺼내든 소상공인 손실보상 카드, '땜질식 보상' 비판..."제대로 해달라"

지난 10월 말부터 3분기 소상공인 손실보상금 신청 받아
현장선 “보상금 산정에 대한 설명 없어” 등 불만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에 공감하지만 어쩔 수 없어”
정부 꺼내든 소상공인 손실보상 카드, '땜질식 보상' 비판..."제대로 해달라"
27년 동안 강남구 일대 한 자리를 지켜온 김모씨의 고깃집 내부. 김모씨는 손실보상금이 턱 없이 부족하다고 했다/ 사진=권준호 인턴기자

#. 서울시 강남구에서 27년째 고기집을 운영중인 70대 김모씨는 코로나19로 올해 3·4분기 매출이 반토막 났다.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지급하는 소상공인 손실보상금을 신청했지만 예상보다 적은 금액이 산정됐다. 김모씨는 이의신청을 위해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하지만 어려운 용어와 계산식이 많아 신청을 포기해야만 했다.

정부가 지난 10월 말부터 3·4분기 ‘소상공인 신속보상’, ‘확인보상’ 등 신청을 받기 시작한지 한 달이 넘었지만 현장에는 여전히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반적으로 용어가 어렵고 산정방식 등 예외사항이 많아 까다롭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강남일대 소상공인 만나보니...“용어 너무 어려워”
23일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에 따르면 3·4분기 소상공인 손실보상금은 지난 10월 27일부터 신청할 수 있다. 신청 방법은 신속보상과 확인보상 등 2가지다.

파이낸셜뉴스가 강남 일대 소상공인들을 직접 만나본 결과 업주 상당수가 보상금 산정 방식에 불만을 갖고 있었다. 이들 중 대부분은 보상금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용어와 계산식이 많아 복잡하고 보상금 산정 방식에 대한 정부의 충분한 설명이 없다는 지적이다.

강남에서 지난해부터 카페를 운영하는 20대 소상공인 A씨는 “지원금을 받기 위해 정부가 요구한 지난해 3·4분기 매출 자료를 제출했다”며 “그렇지만 이 같은 자료는 카페를 2020년 이전에 열었다면 매출이 더 나왔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한다는 점에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중기부는 원칙적으로 코로나19 이전 매출인 2019년 3·4분기 매출을 보상금 산정을 위한 근거자료로 받고 있다. 이후 개업한 업장들에 대해서는 지난해 또는 올해 매출 자료를 받고 있다.

몇몇 자영업자들은 제도가 너무 어렵다고 호소했다. 손실보상금 산정방식이 다양하고 절차가 복잡해 이의신청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다는 업주도 있었다. 실제 만나본 20대에서 70대까지의 소상공인 대부분이 손실보상제도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했다.

■복잡한 산정 방식…"도움은 되지만"
중기부가 내놓은 ‘손실보상금 세부 산정방식’을 분석해본 결과, 산정방식은 크게 2가지였지만 예외적인 경우까지 포함하면 6가지로 늘어났다. ‘인프라매출액’, ‘부가세매출액’, ‘시설평균매출감소율’, ‘시설평균값’ 등 용어도 많았다. 일부 계산식도 있지만 업주들이 직접 본인 가게의 보상액을 계산하는 것이 쉽지 않아보였다.

보상액 산정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없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강남구에서 2년 넘게 헬스장을 운영중인 30대 윤모씨는 “보상금이 생각보다 적게 나와 정부에 이의신청을 했지만 돌아온 건 같은 결과뿐”이라며 “충분한 설명 없이 같은 결과만 받게 돼 아쉬웠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도움이 됐다는 의견도 나왔다. 강남구에서 2008년부터 미장원을 운영하고 있는 신모씨는 “적은 돈이지만 아예 없는 것보다는 낫다”면서도 “그러나 그동안 (장사가)안 된 것을 생각하면 아직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중기부 측은 이에 대해 ‘소상공인들의 마음은 공감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중현 중소벤처기업부 부대변인은 “이번 손실보상제는 기본적으로 헌법 제23조 제3항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사용 또는 제한 및 그에 대한 보상은 법률로써 하되,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여야 한다’에 근거한 청구권 형태”라며 “따라서 원래는 소상공인이 손해를 입은 것이 국가의 방역조치 때문인지 다른 이유가 또 있는지 등을 더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현재 내놓은 방식이 복잡한 단계를 가장 쉽게 순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