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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관절 100세 설계]고령의 인공관절수술, 반드시 체크해야 할 것은?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29 09:00

수정 2022.01.29 09:00

[척추·관절 100세 설계]고령의 인공관절수술, 반드시 체크해야 할 것은?


[파이낸셜뉴스] #무릎관절염 환자인 권 씨(76세. 여)는 이번 구정이 지나고 무릎인공관절수술을 받기로 한 상태다. 이번 겨울 유난히 시리고 쑤시는 무릎 통증에 미루고 미루던 인골관절수술을 하기로 결정했지만 수술을 앞두고 괜스레 이런저런 걱정이 많아졌다. 특히 양쪽 무릎 모두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라 혹시 수술하고 회복이 더디거나 제대로 못 걷게 될까 봐 두려운 마음이다. 인공관절수술이 필요한 말기 퇴행성관절염 환자의 겨우 대부분이 60~70대의 노년층이다 보니 수술에 대한 부담감이 높은 편이다. 물론 수술을 받지 않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권 씨와 같이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연골 손상이 심한 경우라면 수술을 잘 받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관절염 환자들은 일반인들에 비해 우울 정도가 2~3배 높고, 전체 환자의 약 1/3이 수면 장애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술 후 밤잠을 이루지 못하게 하는 통증이 사라지고, 재활을 통해 보행이 편안해지면 우울감도 사라지고 삶의 질은 훨씬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인공관절수술은 관절염으로 손상된 관절 연골 부분을 절제하고 특수 금속으로 만든 인공관절을 넣은 수술이다.

고령의 관절염 환자가 인공관절 수술을 잘 받기 위해서는 몇 가지 체크해야 할 것들이 있다. 먼저 자신의 상태에 맞는 선택이 중요하다. 무릎관절 일부만 손상된 환자라면 손상 부위만 인골관절로 대체하는 부분치환술을 적용해 최대한 정상 관절을 살려 운동각도와 위치 감각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좋다. 또 관절염의 원인이 O자형 다리라면 환자 상태에 따라 절골술 등의 자신의 관절을 살릴 수 있는 다른 치료법을 고려해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의 여부다. 만성질환이 있으면 인공관절수술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내과 협진을 통해 수술 전후 혈당과 혈압 관리를 통해 안전하게 인공관절 수술을 받을 수 있다. 단, 심장 판막 수술이나 부정맥 환자, 혈전 약을 오래 복용한 환자라면 지혈이 잘 되지 않을 수 있어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세 번째는 양측 무릎을 동시에 할 것인지, 시간을 두고 한 쪽씩 따로 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이다. 양쪽 무릎을 동시에 수술 받으면 각각 받는 것에 비해 입원일수는 약 1주일 정도 줄어들고, 치료비용도 약 17%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양측 무릎을 함께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빈혈이 심하거나 85세 이상의 초 고령 환자, 당뇨로 당 조절이 어려운 환자, 간질환 등 출혈 위험이 있는 환자의 경우 시일을 두고 한쪽씩 따로 수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환자 상태에 따라 선택적으로 로봇 인공관절을 시행할 수도 있다. 로봇 수술로 오차를 줄이고 정확도를 높이면 수술 후 통증 감소와 조기 회복 속도에 효과적이다.

노년기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관절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절 통증은 밤잠을 설치게 하기도 하고, 신체활동이 저하되면서 심혈관계질환을 야기하고 심한 경우 우울감에 빠지게 만든다. 한번 망가진 관절은 스스로 재생될 수 없기 때문에 노년기에 관절 통증이 발생했다면 참기보다는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통증이라면 안전한 인공관절로 하루 빨리 고통에서 벗어나 건강한 노년기를 보내길 권한다.

경봉수 원장(바른세상병원 관절클리닉 / 정형외과 전문의)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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