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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국산 MMORPG 역사 변곡점에 서다

김준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2.14 15:41

수정 2022.02.14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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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동시접속자 최대 132만명 돌파
배그 이후 처음, 국산 MMORPG 중 전례 없어
초기 수익만 최대 1000억원 달할 듯
사용자 기반 피드백 반영, 콘텐츠 중심 개발
[파이낸셜뉴스]스마일게이트의 킬러 콘텐츠 '로스트아크(Lost Ark)'가 한국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동시접속자 등 게이밍 수치에서 한국 MMORPG 분야에서 전례 없는 기록을 달성하며 한국 게임의 위상을 높였다. 최근 게임 업계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P2E(플레이투언)·NFT(대체불가능토큰)·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등 신무기 없이 게임 콘텐츠만으로 승부를 봤다는 점에서 이번 로스트아크의 부상은 눈 여겨볼 만한다는 평가다.

로스트아크 글로벌 대표 이미지. 스마일게이트 제공.
로스트아크 글로벌 대표 이미지. 스마일게이트 제공.
■역대급 글로벌 데뷔
14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로스트아크는 지난 12일(현지시간) 글로벌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에서 동시접속자 132만명을 돌파했다. 이날 기준으로 동시접속자 최대 131만명 이상을 달성하며 파격적인 흥행세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이는 같은날 크래프톤의 주요 IP 'PUBG: 배틀그라운드(배틀그라운드)'가 기록한 최대 동시접속자 52만2000명의 2배 이상의 기록이다.


앞서, 로스트아크는 지난 11일 북미·유럽·남미·호주 글로벌 출시 전까지 판매한 유료 상품 '파운더스 팩' 누적 판매량' 150만장 이상을 달성했다. 파운더스 팩 구매 시에만 접속할 수 있는 얼리엑세스 시작 시점부터 스팀의 다운로드 서버에 과부하가 걸리는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했다. 글로벌 방송 플랫폼 '트위치'에서는 한때 로스트아크 관련 방송을 시청하는 동시 시청자 수가 127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국내 게임이 스팀 최고 동시접속자 카테고리 1위를 달성한 것은 지난 2017년 크래프톤의 배틀로열 장르 'PUBG: 배틀그라운드'가 기록한 325만명 이후 처음이다. 국산 MMORPG 중에서는 처음으로 동시접속자 1위를 달성했다.

지난 1월 28일 오전 경기 성남시 판교역에 PC 온라인게임 로스트아크 이용자들이 게시한 '응원 광고'가 부착돼 있다. 사진=뉴스1
지난 1월 28일 오전 경기 성남시 판교역에 PC 온라인게임 로스트아크 이용자들이 게시한 '응원 광고'가 부착돼 있다. 사진=뉴스1
■결국 본질은 콘텐츠
이번 로스트아크의 흥행은 그간 국산 MMORPG의 한계로 지목됐던 서구권 시장에서의 전례 없는 성과다. 그 중심에는 사용자 중심의 콘텐츠 개발이 자리잡고 있다. 업계 화두인 P2E 등 새로운 개념이 접목되지 않은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로스트아크 파운더스팩(19.99~99.99달러)과 스타터팩(19.99~69.99달러)의 최상위 등급 판매 비율을 고려했을 때 스마일게이트는 이번 로스트아크 글로벌 론칭으로 최소 500억원 이상, 최대 1000억원 안팎의 매출을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 2014년 제작 발표부터 2018년 게임 출시까지 스마일게이트가 로스트아크 개발에 들인 1000억원 상당의 개발 비용에 맞먹는 액수다.

스마일게이트는 제작 발표, 국내 출시, 해외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 글로벌 출시에 이르기까지 콘텐츠를 강화하는 데 집중했다. 4년 간의 개발, 국내 출시 및 운영에 3년, 지난해 글로벌 CBT, 그리고 올해 글로벌 출시까지 사용자 피드백 기반으로 차근차근 콘텐츠를 보완하고 개발하는 데 힘썼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노력에 국내에서는 모험가(로스트아크 사용자)들의 자발적인 모금으로 판교역에 응원 광고가 게재되는 등 '팬덤'을 구축하기도 했다.

이외 △성공적인 대규모 MMORPG 장르에 대한 니즈 △'아마존 게임즈'라는 대형 퍼블리셔 브랜드 △액션·컨트롤·전략 중심의 게임 구성 △비(非)확률형 아이템 비즈니스모델(BM) 구조 등이 글로벌 흥행을 지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 '와우(WoW)', 아마존게임즈의 '뉴월드' 이후 대작 MMORPG가 부진하는 상황 속에서 이번 로스트아크의 글로벌 흥행은 눈 여겨볼 만하다"며 "P2E, NFT 등 없이도 콘텐츠로 승부수를 볼 수 있다는 좋은 선례를 남겼다"고 설명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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