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코로나·이자·원자재 값 '삼중고', 수출기업 목 죈다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28 14:45

수정 2022.03.28 14:45

코로나·이자·원자재 값 '삼중고', 수출기업 목 죈다

[파이낸셜뉴스] 수출 대기업들 3곳 중 1곳이 자금 사정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장기화에다 금리 인상,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8일 시장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 1000대 기업 중 제조업을 영위하는 수출 기업들을 대상(102개사 응답)으로 자금사정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수출 제조기업 31.4%가 '기업의 자금사정이 전년동기대비 악화했다'고 응답했다.

54.9%의 기업들은 자금사정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했으며 '호전됐다'고 응답한 기업은 13.7%에 그쳤다.

기업들은 자금사정 악화 원인으로 매출부진 혹은 외상매출 증가(39.6%), 재료비·인건비 등 영업비용 증가(37.5%), 채무상환 및 이자부담 증가(9.4%) 등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기업들의 자금사정은 금리 인상과 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금리 인상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자금사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은 각각 전체 응답기업의 80.3%, 84.3%로, 대다수의 기업들이 이자 및 원가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지속된 금리 상승으로 인해 올해 부담해야 할 이자비용이 전년대비 평균 8.3%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자비용이 1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 기업들도 33.4%에 달했다. 환율상승 기업 자금사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 역시 64.7%였다.

전경련은 "기업들이 환율 상승으로 매출(수출)이 늘어나는 긍정적인 효과보다 수입 원자재 물가와 외화 표시 부채에 대한 이자부담이 늘어나는 부정적인 효과를 더 크게 체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은 신규 대출 및 만기 연장(23.5%)과 환율 리스크 관리(20.3%)가 자금조달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답했다. 이어 매출채권 회수(17.0%), 신용등급 관리(12.4%), 수출입금융(11.1%) 등도 걸림돌로 지적됐다.

또 기업들이 올해 필요로 하는 자금은 전년과 비슷하거나 늘어날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자금수요 전망을 묻는 질문에서 과반 이상(65.6%)의 기업들이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의 자금이 필요하고, 31.4%는 지난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와 관련 기업들은 원자재·부품 매입(37.6%), 설비투자(28.1%), 인건비·관리비(17.0%) 등에 자금 집행이 집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들은 정부에 금리인상 속도조절(32.4%), 공급망 관리 통한 소재·부품 수급 안정화(21.2%), 환율 변동성 최소화(16.0%), 정책금융 지원 확대(13.4%) 등을 건의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최근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국의 연쇄적인 금리 인상에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기업들의 자금사정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원자재 수급, 환율 안정 등 리스크 대응에 주력하고 정책 금융지원을 확대해 기업들의 부담을 완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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