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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비료NO-탄소배출↓..와인도 '친환경' 시대 [지구를 사랑하는 장한 나]

이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02 08:45

수정 2022.04.02 08:45

화학비료NO-탄소배출↓..와인도 '친환경' 시대 [지구를 사랑하는 장한 나]

[파이낸셜뉴스] 최근 와인이 대중화되고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와인 시장에도 친환경 소비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신세계L&B가 운영하는 주류전문매장 와인앤모어의 2021년 친환경 와인 판매량은 전년 대비 300% 늘었다.

유기농·내추럴·비건.. 친환경 와인이란?

칠레의 대표적인 친환경 와이너리 코노수르(Cono Sur)는 지난 1998년부터 본격적으로 친환경 농법을 시작했다. 화학제품 대신 자연비료를 사용하며 직원들이 포도밭을 오갈 때는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이용한다.

포도밭 사이에는 향기로운 꽃을 심고, 거위를 풀어 벌레를 잡아먹게 한다. 화학살충제를 대신하는 셈이다.
코노수르는 2007년 와이너리로는 세계 최초로 탄소 배출 0%(Carbon Neutral) 인증을 받은 바 있다.

사진=신세계L&B 제공
사진=신세계L&B 제공

이처럼 포도 재배부터 양조, 운송까지 와인 생산의 전반적인 과정에서 환경을 고려한 와인이 '친환경 와인'이다. 친환경 와인은 보통 유기농 와인, 바이오다이나믹 와인, 내추럴 와인, 비건 와인으로 나눌 수 있다.

유기농 와인은 농약·화학비료·제초제를 최소화하거나 사용하지 않고 경작한 포도로 만든 와인이다.

유기농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천체나 토양의 순환에 맞춰 재배한 포도로 만든 와인을 바이오다이나믹 와인이라고 한다.

'자연주의 와인'을 뜻하는 내추럴 와인에는 유기농·바이오다이나믹 농법으로 길러낸 포도가 사용된다. 포도와 자연 발생 효모 외에는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비건 와인은 모든 생산 과정에서 동물성 성분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와인이다.

MZ세대 사로잡은 친환경 와인

최근 친환경 와인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코로나19 유행의 여파로 '홈술'과 '혼술' 문화가 정착하며 소비자들이 소주·맥주가 아닌 새로운 주류를 즐기기 시작했다. 특히 와인 시장이 급성장했다.

와인이 대중화되고 이를 고르는 눈이 까다로워지면서 친환경 와인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MZ세대 사이에서 친환경을 지향하는 가치 소비가 확산한 것은 또 다른 이유로 꼽힌다. 이들은 비건·친환경 제품 등 탄소발자국을 최소화하는 소비를 선호한다.

업계도 이 같은 경향을 반영해 매장을 운영 중이다. 와인앤모어 전 매장에는 '오가닉 앤 모어'라는 친환경 와인 코너가 마련돼 있으며, 규모가 가장 큰 서울 내 한 매장의 경우 170여 종의 친환경 와인 리스트를 보유하고 있다.



기후가 변하면 와인의 맛도 변한다

지난해 세계 최대 와인 생산지인 유럽(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의 포도밭에 봄 서리·폭우·우박 등이 닥치며 포도 수확량이 급감했다. 국제와인기구(OIV)에 의하면 2021년 와인 생산량은 지난 60년 중 최저 수준이다.

폭염과 가뭄, 산불 등 연이은 이상 기후로 미국 캘리포니아 와인 생산지에도 비상이 걸렸다.

생산량뿐만이 아니다. 기후 변화는 와인의 품질에도 영향을 끼친다. 기온이 지나치게 상승하면 포도의 수분 함량이 낮아지면서 와인의 맛과 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와인 업계는 탄소 배출을 줄이고 환경 파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OIV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포도밭의 유기농 생산 전환율은 2000년대 초반부터 크게 증가했다. 소비자 건강·환경 보호와 관련한 사회적 이슈가 유기농 전환의 주 요인으로 설명된다.

지난 2019년에는 스페인 와이너리 토레스와 미국의 잭슨 패밀리 와인이 '넷제로(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IWCA(International Wineries for Climate Action)를 공동 설립했다.


IWCA 회원사들은 탄소발자국을 줄이고 기후 변화의 영향을 완화하는 해결책을 함께 고민한다. 이들의 목표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의 50%를, 2045년까지 80%를 감축하는 것이다.



sunset@fnnews.com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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