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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 미루던 단지들 숨통" 시장 기대감… "최대 4% 인상은 생색내기" 조합은 불만 [분상제 개편 공급 물꼬 틀까]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6.21 18:08

수정 2022.06.21 18:08

윤석열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 중 분양가상한제(분상제) 개편안을 두고 부동산 전문가들과 조합·건설사들의 전망이 첨예하게 엇갈렸다. 전문가들은 낮은 분양가로 분양이 지연되던 사업들이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한 반면, 정비사업 조합과 건설사들은 분양가 인상폭이 기대에 못미쳐 공급효과가 낮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2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날 발표된 분상제 및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심사제도 개선방안에 대해 주택공급자와 건설사의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평가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비사업 특수성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가산비 형태로 분양가에 반영하면 도심지역 분양일정이 지연되는 문제에 다소 숨통이 트일 전망"이라며 "입주자 모집공고가 이뤄지지 않은 모든 사업장에 개선책이 적용되는 점도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정비사업 조합과 건설사들은 분양가 반영폭이 낮다며 부정적인 반응 일색이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조합 관계자는 "정부의 분상제 개편안 방향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니 재건축은 분양가가 2%대 오르는 데 그쳐 이를 개선책으로 보기 어렵다"며 "공급과 수요 측 의견을 절충해야 하는 한계는 알지만 이번 개편안으로 분양이 활성화된다는 기대는 섣부르다"고 주장했다.


10대 건설사 관계자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촉진하려면 조합이 피부로 느끼는 일반분양가 상승이 가장 중요한데, 최대 4%로는 생색내기에 그칠 것"이라며 "결국 개편안을 반영해 분양에 속도를 내는 첫 사례가 나와 봐야 성패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분상제 개편에 따른 분양가 상승이 향후 분양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전망이 갈렸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분양가가 높아져 시세와 별 차이가 없어진다면 저렴한 가격에 내집 마련을 기대하던 예비청약자들이 굳이 분양을 기다릴 필요가 없어진다"며 "최근처럼 기존 아파트들의 가격이 떨어지고 매물이 쌓이는 상황에서는 입주가 빠른 재고 매물을 보는 게 나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서울 미아동같이 미분양이 발생하는 곳들은 주로 분양가 통제를 받지 않는 곳들"이라며 "분상제나 고분양가심사제도의 통제를 받으면 여전히 시세보다 저렴해 분양가가 오르더라도 매력적"이라고 전망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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