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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용 CCTV로 근로자 사찰한 부산항보안공사…인권위, 시정 권고

지난해 5월 사측이 근로자에게 전달한 '취약시간대 근무방법 조정안'(부산항보안공사 근로자 제공)© 뉴스1
지난해 5월 사측이 근로자에게 전달한 '취약시간대 근무방법 조정안'(부산항보안공사 근로자 제공)© 뉴스1

(부산=뉴스1) 손연우 기자 = 보안용 폐쇄회로(CC)TV 수집정보를 활용해 근태 감시를 한 부산항보안공사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시정을 권고했다.

30일 부산항보안공사 근로자 등에 따르면 인권위는 지난 22일 공공기관의 폐쇄회로CCTV를 이용한 직원 근로감시와 관련해 부산항보안공사 사측 책임자와 관리자 등 3명에 대해 CCTV를 직원의 근무상황을 관리하는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향후 관리감독을 철저히 할 것을 권고했다.

부산항보안공사는 지난해 5월7일 '취약시간대 근무방법 조정안'을 만들어 복무규정에 없는 내용을 넣은 뒤 CCTV를 이용해 초소 배치인력의 근무 상태를 상시 점검하겠다고 근로자들에게 전달했다.

조정안에는 '감천항 동편부두 보안요원은 20분간 부두를 돌아다니며 보초를 선 뒤 초소에 돌아와서 10분간 근무하라'는 내용을 넣고 이 내용대로 근로자들이 잘 따르는지 CCTV로 상시 점검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논란이 일자 사측은 담당자의 실수라며 3일 만에 해당 문구를 삭제한 뒤 다시 공문을 배포했지만 이후 수개월동안 관리자의 직원에 대한 CCTV근태 감시가 이어졌다. 현장 감독자와 직원들이 멱살을 잡고 싸우기까지 하는 등 지난해 5월부터 11월까지 갈등은 계속됐다는게 근로자들의 설명이다.

근로자들은 인권침해를 당했다며 사측 관련 책임자를 상대로 지난해 6월 인권위에 진정을 했고 인권위는 이 같은 내용을 토대로 조사를 벌인 결과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부산항보안공사 근로자들의 근무환경을 둘러싼 논란은 오랫동안 계속되고 있다.
2016년 CCTV로 감시를 당하던 보안요원이 견디다 못해 먹고 있던 점심도시락을 CCTV에 던진 사건을 비롯해 현재까지 3조 2교대 근무에 따른 업무 과중, 직장 내 갑질, 연차 제한 등 근로자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지만 현재까지 노사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부산항보안공사 근로자측은 "근로자를 불법으로 감시했던 감독자만 처벌한다고 끝나는 일이 아니다"며 "회사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해 묵시하고 방관하는 사측 책임자들이 변하지 않으면 논란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항보안공사 관계자는 "CCTV로 직원의 근태를 감시했던 당사자는 인권위에서 주관하는 교육을 받도록 조치됐다"며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계획을 수립하고 인권위 권고 내용을 성실히 수행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