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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세계 7번째 달 탐사국을 향한 대한민국의 담대한 도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05 14:45

수정 2022.08.05 14:45

[파이낸셜뉴스] 한국의 첫 달 탐사 궤도선 '다누리'(KPLO·Korea Pathfinder Lunar Orbiter)가 한국시간으로 5일 오전 8시 8분 48초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기지 40번 발사장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 9 발사체에 실려 우주로 발사돼 5개월에 걸친 여정에 들어갔다. 다누리는 발사 후 약 1시간 반만인 오전 9시 40분쯤 지상국과 교신에 성공한 데 이어 이날 오후2시 기준으로 목표한 달 전이궤도에 순조롭게 진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다누리 관제실에서 스페이스X사로부터 받은 분리 속력과 분리 방향 등 정보를 분석한 결과 다누리가 발사체로부터 정상적으로 분리돼 목표한 궤도에 진입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수신된 위성 정보를 분석한 결과 다누리의 태양전지판이 전개돼 전력생산을 시작했고, 탑재 컴퓨터를 포함한 장치들 간 통신이 원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각 장치의 온도도 표준범위 내에 위치하는 등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었다.

이날 다누리의 발사와 궤적 진입은 목표 궤도에 안착할 때까지 걸리는 항행의 1차 관문에 불과하다. 모든 것이 예정대로 진행되더라도 성공 여부는 올해 말에야 알 수 있다.
궤적 보정 기동을 거쳐 12월 16일에 달 주변을 도는 궤도에 들어선다. 이후 약 보름간 다섯 차례의 감속기동을 거쳐 조금씩 달에 접근할 계획이다. 12월 31일에 목표 궤도인 달 상공 100㎞에 진입한 뒤 내년부터 임무 수행에 들어가야 최종 성공이다.

다누리가 올해 말 목표궤도 안착까지 까다로운 항행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우리나라는 달 탐사선을 보유한 세계 7번째 나라가 되면서 우주 강국의 지위를 굳히게 된다. 지금까지 달 궤도선이나 달 착륙선 등 달 탐사선을 보낸 나라는 러시아, 미국, 일본, 유럽, 중국, 인도 등 6개국 뿐이다. 달 탐사 궤도선을 보내는 것은 지구와 달의 거리 수준 이상을 탐사하는 우주 탐사의 첫걸음이기도 하다.

목표 궤도 진입에 성공하면 달의 극지방을 지나는 원궤도를 따라 돌면서 탑재한 6종의 최첨단 과학장비로 달을 관찰할 예정이다. 이 중 5종의 과학장비는 국내 기술로 독자 개발한 것이다. 한국 최초의 달 궤도선 다누리 개발 뒤에는 미 항공우주국(NASA)과 항우연 두 우주당국간 긴밀한 우주 협력이 역할을 했다.

BLT(탄도형 달 전이 방식) 궤적 설계가 대표적인 협력 사례다. BLT는 달로 직진하지 않고, 먼 우주를 돌아 달로 가는 궤적이다. 수개월간 시행착오 끝에 만든 궤적 설계는 이미 실행 경험이 있는 NASA 연구진으로부터 검증을 받았다. NASA가 다누리에 실어보내는 섀도캠'(ShadowCam)은 미지의 영역인 달의 영구음영 지역을 촬영할 장비다. 한미 양국 우주당국의 완벽한 파트너십의 결과로 평가된다.


1992년 한국 최초의 인공위성인 우리별 1호가 하늘로 올라간 이후 30년 만에 우리는 다누리를 통해 지구를 넘어 또다른 천체를 탐사하는 꿈을 이루기 일보직전이다. 지난 6월 21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의 발사 성공에 이어 달 탐사 궤도선의 궤도진입 성공 가능성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올해가 대한민국 우주탐사의 원년으로 기록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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