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노우리 기자 = 최근 수년간 동반 성장했던 삼성·LG 주요 부품사들이 올해 3분기(7~9월)에는 희비가 갈린 실적 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이다.
경기 침체와 수요 둔화로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삼성전기의 주력 제품인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 수익성은 크게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애플 아이폰에 고가 카메라모듈을 공급하는 LG이노텍은 ‘아이폰14’ 프로 모델 판매 호조로 안정적인 실적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2조4961억원, 영업이익 360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16%, 21.17% 감소한 수치다.
주력 제품 중 하나인 초소형 고용량 MLCC의 주요 수요처인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글로벌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 중국의 도시 봉쇄 등으로 판매 부진을 겪었다. 특히 2분기 말부터 이들 업체의 재고가 급증했다. MLCC 재고 일수가 적정 수준인 45~50일을 크게 웃돈다.
김광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방 수요 둔화에 따라 MLCC 업계는 재고 레벨을 낮추기 위해 선제적으로 가동률 조정에 나섰으나 재고 감소 속도가 예상 대비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LG이노텍은 애플 아이폰 공급 수혜로 3분기에도 실적 증가세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이노텍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4조6693억원, 영업이익 4260억원이다. 영업이익 추정치는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7% 가까이 늘었다.
LG이노텍 실적 호조의 주된 요인은 애플 ‘아이폰14’ 프로·프로맥스 모델의 인기다. LG이노텍의 트리플 카메라, ToF(비행시간) 3D 센싱 모듈 등 카메라 모듈은 아이폰 상위급 제품에 들어간다.
지난해에는 카메라 모듈 기술 격차 확대와 경쟁사의 수율 문제 반사이익으로 점유율이 크게 늘었다. 아이폰14 프로 시리즈용 카메라 모듈 중 LG이노텍 점유율은 7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애플이 아이폰14 증산 계획을 철회해 LG이노텍 공급량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됐지만 고급 모델 수요는 꾸준히 유지되고 있어 실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애플 최대 협력사인 대만 폭스콘은 아이폰14 프로·프로맥스 모델 수요에 힘입어 지난달 역대 최대 월간 매출을 달성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 등 부품 업체들에 확인한 결과, 주문 취소(오더 컷) 등 물동 변화가 없으며 기존의 9000만대 생산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가 추정하는 삼성전기의 4분기 영업이익은 3300억원대다. 이는 전년 대비 6%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LG이노텍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동기대비 32% 증가한 571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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