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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조선업 외국인 채용, 문제는 '저임금'

[기자수첩] 조선업 외국인 채용, 문제는 '저임금'
국내 조선업계가 인력난을 겪자 정부가 해결책으로 내놓은 것은 외국인 근로자 채용 확대다. 조선업계가 선박 수주 대박에도 인력 채용에 어려움을 겪자 제시한 방안을 정부가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당장 수주 물량을 소화하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이는 미봉책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국내에서 몇 년간 일하다 고국으로 돌아가면 기술력 승계가 안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외국인 근로자는 언어 문제로 산업재해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무엇보다 외국인 채용을 늘린다고 해서 기존 근로자들의 처우 개선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조선업은 수년간 불황을 겪으면서 임금이 동결 수준을 넘어 오히려 하락한 면이 있다. 한 대형 조선사의 경우 과장급 연봉이 5000만원이 채 안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감을 느낀 사람들이 조선소를 떠나 배달 라이더로 전업하는가 하면 용접공들은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건설 현장으로 떠났다. 조선소보다 일당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조선업 저임금이 고착화된 덕에 반도체 업계가 수혜를 보고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일각에서는 조선업 인력난을 심화시킨 원인으로 주52시간 근로제를 지목하면서 조선업의 경우 예외로 둬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일·생활 균형(워라밸)을 중시하는 MZ세대들의 외면만 받을 수 있다.

물론 조선사들이 수년째 적자에 시달리고 있기에 당장 처우 개선을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내년부터 흑자 전환이 예상되는 만큼 처우 개선에 속도를 내야 한다. 한국 조선업이 인력과 물량으로 밀어붙이는 중국 공세에 버티고 있는 것은 기술력 덕분이다.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관련 기술을 계속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뛰어난 청년 인재의 유입과 장기 근속이 필수적이다.


조선 분야 인력 육성을 위한 마이스터고 인재들에 대한 산업기능요원 도입 검토도 고려할 만하다. 이 역시 실질적 대안이 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젊은 지역 인재들의 조선업계 유입에는 도움이 될 것이다. 젊은 인재를 유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지 못한다면 한국 조선업은 침몰할 수 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산업IT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