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바뀐' 신형 그랜저 HEV...현대차 계약 물량의 60% '인기' [FN 모빌리티]

현대자동차 디 올 뉴 그랜저 외관. 사진=최종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각 그랜저'의 전통을 계승한 디자인으로 다시 탄생한 현대자동차의 7세대 신형 '디 올 뉴 그랜저'를 이달 중순 시승해봤다.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하이브리드 차량이다.

신형 그랜저는 이전 보다 차체를 키워 고급차의 면모를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전장은 이전보다 45㎜ 길어진 5035㎜로 5m를 훌쩍 넘는다. 축간거리와 뒷바퀴 차축부터 차량 후면부까지 거리도 각각 10㎜, 50㎜ 늘어났다.

현대차 세단 중에서는 가장 큰 차체 크기를 갖췄다.

친환경차 바람 타고 주력모델 부상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달부터 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 차량의 고객 인도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전체 계약 물량 가운데 60% 가량을 차지할 정도다. 친환경차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하이브리드가 주력 모델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현대자동차 디 올 뉴 그랜저 실내. 사진=최종근 기자

내외관 디자인은 휘발유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 내부에 탑승해 시동 버튼을 누른 이후에도 진동이 없다는 점을 느끼고 나서야 비로소 하이브리드 차량이라는 점을 인지할 수 있을 정도로 비슷하다. 외관 디자인도 전면부에는 현대차의 새로운 패밀리룩인 수평형 구조의 발광다이오드(LED)가 들어가고, 후면 램프도 비슷한 디자인이 채택됐다. 아울러 현재 모터로만 주행하고 있는지, 아니면 엔진이 개입하고 있는지 등 하이브리드 주행에 특화된 그래픽도 계기판에 표기된다.

실내 디자인은 이전 세대 보다 확실히 고급스러워졌다. 또 C필러의 '오페라글라스', '랩어라운드' 형태의 실내구조, '원 스포크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운전대 등 실내에는 과거 각 그랜저를 재해석한 요소들을 차량 곳곳에 배치한 점도 눈에 띈다. 또 '프레임리스 도어'와 '히든 도어 시스템'이 들어갔다는 점도 이전과는 차별화된 요소다. 프레임리스 도어는 과거 그랜저 XG에 적용된 바 있으며, 히든 도어 시스템은 평상시에는 문 손잡이가 숨겨져 있다가 손을 대면 튀어나오는 방식이다.

현대자동차 디 올 뉴 그랜저에 적용된 칼럼식 기어노브. 사진=최종근 기자

가속페달에 발을 얹고 본격적으로 주행을 시작해봤다. 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에는 아이오닉5처럼 칼럼식 기어노브가 적용됐다. 기존 버튼식 보다는 더욱 직관적인 방식으로 바뀌어 편의성이 개선됐다. 이 밖에 운전대를 돌리는 느낌도 상당히 묵직해졌다. 내연기관 엔진이 개입하는 시점도 이전보다는 다소 늦어졌다는 점도 특징이다. 모든 곳에 이중접합 차음유리를 적용해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도 상당히 적은 편이다.

현대자동차 디 올 뉴 그랜저 실내. 사진=최종근 기자

전방의 노면 정보 미리 인지

승차감은 전반적으로 부드러운 편이다. 전방 카메라와 내비게이션을 통해 전방의 노면 정보를 미리 인지하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이 들어간 영향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시내구간에서 과속방지턱을 많은 도로를 달릴 때에도 쾌적한 주행이 가능했다. 고속도로 구간에서도 서스펜션이 탄탄하게 받쳐주면서 안정적인 승차감을 보여준다. 가속력은 일상 주행에서는 부족함이 없지만 차량의 특성답게 폭발적이지는 않다. 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경우 1.6리터 휘발유 엔진과 전기모터가 결합해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27.0kgf·m의 성능을 낸다. 복합연비는 리터당 18.0km다.

현대자동차 디 올 뉴 그랜저 실내. 사진=최종근 기자

신형 그랜저는 운전자 중심의 '오너 드리븐’ 용도로 그동안 더 각광을 받아 왔지만 이번에는 기사를 두고 뒷좌석에 앉는 차량인 '쇼퍼 드리븐' 용도로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시트 크기 역시 이전보다 커져 더욱 안락한 승차감을 구현했다. 다만 이 때문에 차체 크기가 이전 세대 보다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무릎 공간은 구형 차량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e-mail] 최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