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밤 11시에 경찰 부른 미성년자들 "막차 끊겨 그러는데 데려다 달라"

조유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1.25 14:52

수정 2023.01.25 16:37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성년자들이 밤 11시가 넘어 "집에 데려다 달라"며 경찰을 부른 사연이 전해져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경찰이 이를 거부하자 학생 학부모로부터 항의 전화까지 걸려왔다고 한다.

지난 21일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경찰청 근무자 A씨가 쓴 '어젯밤부터 화가 나는 K-고딩 썰'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A씨에 따르면 오후 11시 30분쯤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어요. 저 미성년자예요”라는 신고가 들어왔다. A씨는 “가보니까 나이 18살에 머리는 노랗게 물들인 고등학생 2명이었다”라며 “결국은 막차 끊겼으니 집에 데려다 달라는 말이었다”라고 했다.

A씨는 학생들의 요청을 거절했다.
중요한 신고가 접수될 수도 있고, 40분이나 소요되는 거리를 이동해 택시처럼 데려다줄 수 없었다는 것이 A씨의 설명이다. A씨는 "길이 무서우면 지구대에서 부모님에게 연락해 데리러 와달라고 하라"라고 타일렀다. 그러자 학생들은 도리어 "저희 미성년자인데 사고 나면 책임 지실 거예요?"라며 "아저씨 이름 뭐예요?"라고 되물었다.

A씨는 실랑이 끝에 '알아서 가라'고 말한 뒤 돌아왔지만 한 시간 뒤 해당 학생 부모님으로부터 항의 전화를 받았다.
부모는 "아이가 이 시간에 길거리에 돌아다니면 집에 데려다줘야지 뭐 하는 겁니까? 장난합니까?”라며 "민원을 넣고 인터넷에도 올리겠다"라며 화를 냈다.

A씨는 글을 마무리하며 "'경찰관이 미성년자를 길바닥에 내버려 두고 간다’며 각색해서 민원 넣을 것 같다”라고 적었다.


해당 글을 본 네티즌들은 A씨를 위로하며 "고생이 많다", "학생과 학부모가 선을 넘었다", "경찰이 택시도 아니고 안되는 건 안된다고 하는 게 맞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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