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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올 1% 성장도 쉽지 않다"… '저성장 장기화' 늪 빠질라 [한국경제 곳곳에 리스크]

박신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4.06 18:06

수정 2023.04.06 18:26

IB 8곳 "올 1.1%·내년 2%" 전망
노무라 "올해 역성장할 것" 예측
무역 적자에 내수 침체로 더 암울
물가, 올 3% 초반·내년 2% 하회
"한국 올 1% 성장도 쉽지 않다"… '저성장 장기화' 늪 빠질라 [한국경제 곳곳에 리스크]
주요 투자은행(IB)들은 한국 경제가 올해 1%대 성장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에도 잠재성장률 수준인 2%대 복귀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예측을 내놔 올해가 '저성장 고착화 원년'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6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바클레이스·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씨티·골드만삭스·JP모건·HSBC·노무라·UBS 등 8개 주요 외국계 투자은행이 지난달 말 기준 보고서를 통해 밝힌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1.1%로 집계됐다.

■8개 IB 전망치 평균 1.1%

8개 투자은행 중 HSBC가 우리 경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2%에서 지난달 1.0%로 0.2%p 낮췄다.

6개 기관이 1%대를 예상한 가운데 씨티는 우리 경제가 올해 0.7%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고, 노무라는 역성장(-0.4%)할 것으로 예측했다. 추가로 하향조정하는 기관이 나올 경우 1%를 하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들 8개 투자은행의 내년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2월 말 기준 2.1%에서 3월 말 기준 2.0%로 0.1%p 하향 조정됐다. 골드만삭스가 2.8%에서 2.7%로, HSBC가 1.9%에서 1.6%로 전망치를 내려 잡았기 때문이다.

결국 투자은행들은 우리 경제가 올해 1% 성장이 위태롭고, 내년에도 2% 성장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셈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저효과 때문에 내년에는 2% 달성이 가능할 것 같지만 이마저도 중국 리오프닝 등 대외여건이 따라주지 않으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우리 정부와 한국은행은 모두 1.6% 성장률을 전망했다. 한은은 지난 2월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와 내년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각각 1.6%와 2.4%를 제시했다. 한은은 우리 경제가 올해 상반기 1.1%, 하반기 2.0% 성장하는 '상저하고' 흐름을 보인 뒤 내년에는 잠재성장률 수준인 2%대로 복귀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 역시 우리 경제가 올해 1.6%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출부진에 내수도 침체

주요 IB에서는 우리 경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5.1%에서 올해 3.2%로 떨어진 뒤 내년 1.9%로 하락,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인 2%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 달 전인 2월 말 기준과 비교하면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0.1%p 낮아진 반면 내년은 0.1%p 올라갔다. 우리 경제의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2%로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둔화하는 등 물가 오름세가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는 점이 올해 전망치 하향 조정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근원물가 상승률이 높은 데다 향후 산유국의 원유 감산조치로 국제유가가 다시 오르면서 내년 물가상승 폭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투자은행들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이 지난해 1.7%에서 올해 1.8%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뒤 내년 2.7%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2021년 852억달러에서 지난해 298억달러로 급감했다. 올 들어서는 지난 1월 경상수지가 역대 최대인 45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서 교수는 "우리는 수출로 GDP를 견인해왔는데 올 들어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며 "수출이 안되면 내수 소비가 늘어나야 하는데 가계부채와 높은 물가로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저성장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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