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26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열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주최 국빈 만찬에서 자신의 애창곡 돈 맥클린의 ‘아메리칸 파이’를 55초간 열창, 뜨거운 박수를 이끌어 냈다.
국빈 만찬 공연자로 나선 브로드웨이 뮤지컬 스타들이 공연을 끝낸 뒤 "윤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라고 들었다"며 앙코르 곡으로 '아메리칸 파이'를 추가했다.
이에 내빈들이 환호성으로 노래를 요청하자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무대에 올라 "한미 동맹의 든든한 후원자이고 주주이신 여러분께서 원하시면 한 소절만 (부르겠다). 근데 (가사가) 기억이 잘 날지 모르겠다"고 한뒤 마이크를 잡았다.
중저음 바리톤의 윤 대통령이 아메리칸 파이(American Pie) 시작부인 "어 롱 롱 타임 어~고우"(A long long time ago)를 부르자 환호성이 쏟아졌다.
내빈들은 윤 대통령이 1절 마지막 부분인 "더 데이, 더 뮤직 다이"(The day the music died 음악이 죽던 그날)을 부를 때 "더 뮤직 다이"를 함께 외치면서 환호와 박수를 쏟아냈다.
◇ 尹, SNS시작하면서 "내 애창곡은 아메리칸 파이…"
백악관 국빈 만찬에 참석한 내빈들과 뮤지컬 스타들은 윤 대통령의 애창곡을 어떻게 알았을까.
이는 2021년 6월 29일 페이스북에 답이 있다.
그해 3월 4일 검찰총장직에서 사퇴한 윤 대통령은 난생 처음 SNS를 시작하면서 자신의 정보란에 '축구는 중거리 슛과 코너킥 전문, 야구는 투수, 스피드스케이트는 국대급(리즈시절)', '18번 곡은 돈 맥클린의 '아메리칸 파이'와 '빈센트' 그리고 송창식의 '우리는' 잘 부르는지는 묻지 마시길', '주량은 소주 1~2병' 등을 적었다.
윤 대통령은 관심이 집중하자 부담감을 느낀 듯 하루만에 삭제한 바 있다.
미국측은 이 정보를 담아 두었다가 이날 윤 대통령의 노래를 유도했다.
◇ 尹, '사람을 행복해 줬음'하는 바람 담긴 '아메리칸 파이' 1절 55초간 열창
돈 맥클린의 1971년 히트곡 '아메리칸 파이'는 경쾌한 리듬과 달리 난해한 가사로 악명 높다.
그런 때문인지 7080세대들은 후렴구인 "바이 바이 미스 아메리칸 파이"(Bye bye Miss American Pie 안녕 미스 아메리칸 파이) 부분을 유독 목청껏 부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열창한 1절은 전체 노래(총 6절) 중 가사가 비교적 평이하다. '만약 내가 사람들을 춤추게 할 수 있었다면 그들은 잠시나마 행복했을 것"이라며 사람들을 행복하게 했으면 하는 바람을 담고 있다.
아마 윤 대통령도 이런 취지의 1절을 가장 좋아해 부른 듯 싶다.
1절 이후 가사들은 철학, 역사, 음악, 영화 등 다방면의 지식이 없으면 이해하고 연결짓기가 쉽지 않을 만큼 어렵다.
◇ 아메리칸 파이…리듬은 경쾌, 내용은 난해한 철학적 시적 가사
음악이 구제해 줄 것인지, 록큰롤을 숭배할 것인지를 묻는가 하면 50년대 청춘스타 제임스 딘과 공산주의 시조와 완성자인 마르크스와 레닌도 등장한다.
심지어 기독교 신앙의 핵심 요체인 성부(The Father)· 성자(Son)· 성령(The Holy Ghost)까지 나온다.
아메리칸 파이의 심오한 가사와 관련해 돈 맥클린은 몇몇 인터뷰에서 "로큰롤 명예의 전당 헌액자인 버디 홀리(1936~1959년)를 추모하려는 의도에서 만들었다", "미국 역사를 노래하려 했다", "록 드림을 위한 노래다"라는 설명을 내 놓았다.
하지만 성부 성자 성령 등의 표현을 사용한 이유에 대해선 끝내 말을 하지 않으면서 "이 가사는 시이기 때문에 나는 가사를 한번도 분석하지 않았다"며 문학적 상상력의 분야라고 정의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