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땅속의 용이 울 때(사진=파람북 제공) 2023.05.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3/05/27/202305270901474832_l.jpg)
[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나’는 그 소리, 지렁이 울음소리를 못 들어본 것이 한이 된다고 말합니다. 그러니까 보통의 사람들이, 현재의 생활에 만족하면서 '내가 행복하다, 이 문명이라는 것은 참 편한 것이구나, 이것이 내가 추구하던 삶'이라고 맹목적으로 살아가다가 어느 날 밤 그 지렁이 울음소리를 듣는 겁니다." (본문 45쪽 중)
'땅속의 용이 울 때'(파람북)는 고(故)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이 전하는 한국의 흙과 땅에 얽힌 이야기다.
책은 저자가 1963년 20대 청년 시절 펴낸 '흙 속에 저 바람 속에'를 60년 만에 전면 개정했다. 당시 땅이라는 무기적인 세계를 유기적 생명으로 바꾸는 개념을 통해 최초의 한국문화론을 다룬 책은 즉시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우리 시대의 고전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60년 전 청년 이어령이 비판했던 것이 가난한 농업국가였던 한국의 현실이었다면, 지금의 저자가 경계하는 것은 한국의 휘황한 도시 풍경 속에 숨겨진 무력감이다. 기계문명의 선도적인 사회인 한국은 그만큼 땅과 흙이 상징하는 생물학적 삶과는 멀어졌다. 그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은 흙 그 자체부터 흙에서 기른 채소, 흙에서 사는 지렁이까지 다양하다.
또는 흙이라는 비유할 수 있는 것들, 이를테면 어머니에게서 배운 우리말도 해당한다. 문필가이자 국어학자인 특히 우리말의 가치에 집중한다. 한국인의 삶 속에서 우리말을 살리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이야기하며 초대 문화부 장관 시절의 일화들, 역사적 전환의 과정에서 목격자로서 함께했던 후일담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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