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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한중 관계 경색 풀기 위한 3국 정상회의 환영한다

尹대통령, 리창 中총리에 재개 요청
양국 경제·문화 협력, 교류 확대돼야
윤석열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마하트마 간디 추모공원을 방문해 대기실에서 리창 중국 총리와 환담을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 /뉴스1 /사진=뉴스1화상
윤석열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마하트마 간디 추모공원을 방문해 대기실에서 리창 중국 총리와 환담을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 /뉴스1 /사진=뉴스1화상
한국과 일본, 중국 정상회의가 4년 만에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 중국 총리는 지난 7일 한중 회담을 열어 3국 정상회의를 다시 여는 방향으로 구두 합의를 보았다. 한·일·중 정상회의는 2019년 중국 청두 회의 이후 4년 동안 열리지 못했다. 3국 정상회의 차기 의장국인 우리나라는 오는 11~12월쯤 서울에서 회의를 열자는 생각인데 일본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냉전에 휘말린 한국과 중국의 관계는 지금 어느 때보다도 더 경색돼 있다. 미국은 중국을 패권경쟁의 상대로 보고 안보와 경제적으로 압박을 가하고 있다. 북한의 연속적인 도발은 한반도에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으며 중국 및 러시아와 연대를 강화하려 한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는 조만간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장과 회담을 열어 무기와 탄약 공급을 요청하는 등 군사협력을 끌어올릴 태세다.

이런 북·중·러의 밀착에 맞서 한·미·일은 한미 정상회담, 한미일 정상회담 등을 통해 새로운 차원의 3각 공조로 대응하려 하고 있다. 한·미·일과 북·중·러의 날 선 대결구도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나빠진 한중 관계가 더욱 악화되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국제사회의 이념대결과 패권경쟁은 국가가 존재하는 한 피할 수 없다. 지난 수십년 동안 민주주의와 사회주의의 대립은 약화된 듯했지만 결국은 위기감을 느낀 러시아의 도발과 중국의 패권주의로 종말을 고하고 냉전을 부활시켰다. 문제는 정치적 대립이 경제위기를 촉발한다는 점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세계 경제를 파탄지경에 몰아넣은 현재의 상황을 봐도 잘 알 수 있다.

다른 서방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지리적으로 중국과 인접한 한국은 그동안 중국과 경제협력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 상호발전의 동력으로 삼아왔다. 그러나 양국 관계의 악화로 한국 경제가 피해를 본 것은 사실이다. 큰 틀의 국제관계에서 미국을 필두로 한 서방 국가들과 안보적 결속을 다지는 과정에서 나온 불가피한 결과였다.

일본은 일본대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등의 문제로 중국과 마찰을 일으키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나온 한·일·중 정상회의 소식은 3국 관계, 특히 한중 관계를 새롭게 모색한다는 차원에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이 미국, 일본과 엇박자를 내며 중국과 가까워질 수는 없지만 서로 허용할 수 있는 선 안에서 협력과 교류를 위한 관계개선을 모색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 세계 평화를 지킨다는 한국의 역할과 책임은 막중하지만, 그렇다고 막대한 경제적 피해까지 감수할 수는 없는 일이다. 반도체 수출 등에 대한 미국의 과도한 간섭과 제재도 우리 경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에 경계해야 한다. 중국 또한 한중 관계 경색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원치 않을 것이다.

미국과 협의하고 소통한다는 전제하에서 우리는 경제·문화적 측면에서 대중국 관계를 개선하려는 시도를 중단해서는 안 된다. 한국이나 중국이나 안보와 경제를 분리해서 다뤄야 한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개선과 관광 활성화 등 양국이 풀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미국의 눈치를 지나치게 볼 필요도 없고, 우리로서는 오직 우리 국익을 가장 중요한 가치 기준으로 두고 외교관계를 정립해야 한다. 사람이나 국가나 일단 만나야 한다.